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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신흥부호들, 문화의 양반화 추구"

전북대 함한희 교수 '제12회 전주학 학술대회' 서 주장

조선 후기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농업 자본가들이 문화 소비층으로 등장해 문화의 양반화를 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개관 9주년을 맞아 8일 전주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2회 전주학 학술대회'에서 함한희 전북대 교수는 예술가층도 두터웠지만, 대부호인 백인기·박영철 등이 양반 문화를 선호하면서 전주가 예향(藝鄕)의 도시가 되기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전주의 문화예술을 꽃피우게 하는 촉매제는 사랑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성들만 거처하는 사랑채는 사교 모임의 장소였다"며 "전주 한옥마을 내 남아있는 학인당을 비롯해 향천주장과 오일주장을 경영한 백남석·송정섭의 집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하반영 선생의 구술을 통해 6·25 당시 1년간 전주에 묵었던 묵로 이용우 역시 화가 남전 허산옥 백남석 등과 같은 후견인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의 양반처럼 폐쇄적으로 활동하기 보다는 신진세력들과 어울리면서 양반 문화 확산에도 주력했다고 밝혔다.

 

전주 교동의 양사재는 한국 문단의 거목인 가람 이병기 선생이 기거하면서 주변 문인과 교류해 전북 문단의 꽃을 피운 장소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태영 전북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전주 극장 뒷골목에 위치하는 곳에서 다방 골목이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문화예술을 발전시켰다며 전주의 낭만과 역사가 담긴 식당과 술집을 '가람길(전북대~영화의 거리~다가공원~한옥마을)'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발제자인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필방(고려당), 5대로 이어진 한지 명가 송가종이 등에서 생산된 질 좋은 서화지가 전주 서화 발전의 토대가 됐다"며 "서화의 예맥을 이어가기 위해 이 지역의 필장을 도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전주는 조선왕조를 태동시킨 왕조문화가 깃든 데다 경제적 기반이 탄탄해 행원과 백번집과 같이 풍류문화를 발전시킨 곳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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