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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슈 수련 비구니 스님들, 전주에 떴다

경북 김천 청암사 승가대학·율원 38명 전주 방문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슈를 수련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전주에 떴다.

 

18일 오후 4시30분 전북교육문화회관 체육관. 이틀간 일정으로 열린 '제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국민생활체육 전국우슈대회' 첫날 종목 시상식이 한창이었다.

 

"청암사 나와 주세요."

 

사회자는 수상 팀 가운데 청암사(주지 상덕스님)를 제일 자주 불렀다. 경북 김천 불령산에 자리한 청암사는 이날 일반부 △태극권 32식 집체전 우승 △태극권 16식 집체전 우승 △태극권 8식 집체전 우승·준우승·3위 등을 휩쓸며 한국의 '여자 소림사'로서 명성을 드높였다.

 

이날 선수로 나선 청암사 승가대학·율원 소속 비구니 스님 38명은 동료가 상을 받을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스님들은 "출가한 순서대로 서열을 매긴다"며 나이를 밝히진 않았지만, 속세 나이로는 어림잡아 20대 초·중반이 대부분이었다.

 

"출가는 했지만, 아직 정식 스님은 아니다"는 서림 행자가 다른 스님한테서 빌린 '아이패드'로 연방 스님들의 수상 장면을 찍었다. 청암사 동영상팀 혜전스님은 삼각대까지 갖춘 번듯한 카메라로 시상식 장면을 두루 촬영했다.

 

이날 일반부 태극검 개인전 우승과 태극권 32식 준우승을 차지한 현공스님은 "승가대학과 율원엔 100여 명의 스님이 있고, 이 중 60여 명이 태극권을 수련한다"며 "저마다 매일 아침·점심·저녁으로 사찰 곳곳에서 개인 수련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 동아리 날에 교육관에서 모여 함께 수련한다"고 말했다. 2005년 출가해 현재 대학원 격인 율원에 다닌다는 현공스님은 "원래 몸이 약하고, 허리도 아팠는데 태극권을 시작한 뒤 하체에 힘이 생기고 건강해졌다"고 환히 웃었다. 태극권은 8식과 16식, 24식, 32식으로 나뉘고, 이는 각각 1단과 2단, 3단, 4단에 해당된다. 현공스님은 "청암사에선 1년에 한 차례 승단 심사를 하고, 대개 (승가대학) 1학년은 1단, 2학년은 2단, 3학년은 3단, 4학년은 4단"이라고 설명했다.

 

승가대학 교무스님인 혜명스님도 이날 태극권 32식 개인전 3위에 올랐다. 4년 전 태극권에 입문했다는 혜명스님은 "전에는 운동을 전혀 안 해 몸이 자주 찌뿌듯했는데, 태극권을 하고 나서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몸이 가뿐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똑같은 동작이라도 비구니 스님들이 하면 더 힘차고, 멋있어 보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암사 주지 상덕스님과 청암사 승가대학장인 지형스님이 체육관 한 켠에서 '학생 스님'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두 큰스님은 "나이를 먹어서 좌우 하세 독립 동작이 잘 안 된다"고 몸을 낮췄지만, 우슈 수련을 시작한 1997년부터 청암사에서 태극권을 수련해 왔다.

 

청암사에 우슈를 처음 보급한 이동호 전국우슈연합회장(73·전라북도생활체육회장)은 "지금도 한 달에 한두 차례는 꼭 청암사에서 특강을 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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