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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어이할꼬' 습기 가득한 어진박물관

제습기조차 구비 안돼…'경기전의' 등 각종 유물 훼손 우려

장마철이 시작됐지만 각종 책이나 그림 등 소중한 유물이 제습기도 없이 습기 가득한 곳에 놓여 있는가 하면, 국악원 예술단이나 시립극단 등 예술단체들이 수시로 사용하는 무대세트와 의상 등이 빈 창고 등에 방치되다시피 보관돼 있어 훼손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전주 경기전 뒤편에 가마실과 역사실, 기획전시실 등을 갖추고 개관한 전주어진박물관. 이 박물관 지하에 자리잡은 역사실에는 '경기전의','일월오봉도' 모사본과 경기전 제례에 사용됐던 제기 등이 전시돼 있다. 하지만 최근 장마철을 맞아 높은 습도로 인해 일부 유물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지하실에 마련된 전시공간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제습기조차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진박물관 이동희 관장은 "건립 당시 물웅덩이가 있던 자리라 상대적으로 습기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냉·난방기를 비롯해 공기 순환장치가 있지만, 갈수록 습도가 높아져 이동용 제습기라도 곧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은 무용단 무대세트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 보관해 왔으나, 창고가 비좁아 지난해부터 도로관리사업소 빈 창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전용 보관창고가 아닌 빈 창고에 세트를 보관하면서 훼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립국악원 관계자는 "보관장소가 없어 무대세트를 임차할 때도 있는데, 이 경우 제작비와 맞먹을 정도로 많은 비용이 든다"며 "무대세트, 의상 등을 제대로 보관해야만 훼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용 보관창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립국악원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은 대규모 공연을 한 뒤, 다음 공연때까지 무대 세트나 의상 등 각종 소품을 한곳에 모아 보관하고 있다.

 

전주시립극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주시립극단은 전주덕진예술회관에 있는 전주시립교향악단 지하실에 무대세트를, 전북예술회관 옥상에 의상을 보관하고 있다. 그런데 무대세트를 보관하고 있는 지하실은 습도가 높아 훼손 우려가 크다.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예향 전북, 예향 전주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19세기에나 있을 법한 일이 21세기에 벌어지고 있다"며 "전북도나 전주시가 문화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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