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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지상렬 "매니저 역할, 몸에 뱄다"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서 개그맨 지상렬(41)은 듬직하고 편한 매니저 그 자체다. 15년차 개그맨이지만 가수의 컨디션을 살피고 긴장을 풀어주는 매니저 역할이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난 그는 "내가 원래 매니저의 느낌을 안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제 매니저가 친조카에요. 조카랑 오래 다니다 보니까 매니저의 마음을 알아요. 매니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몸에 밴 스타일이죠. '나가수' 하면서도 제작진이 '진짜 매니저 같다. 아예 제작진이다'라고 해요. 녹화장에서도 실제 매니저들이 하는 것처럼 웬만한 건 다 챙깁니다."

 

'나가수'에서 매니저 지상렬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첫 번째 가수 김건모는 재도전 논란 속에 자진 하차했고 임재범은 맹장 수술로 아쉬움 속에 무대를 떠났다.

 

3주의 공백 끝에 장혜진과 함께 돌아온 그는 "내 가수가 무조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솔직히 커요. 편하게 있는 거 같아도 그렇게 편한 게 아니에요. 매주 성적이 나오고 내 가수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요. 그렇지만 살면서 그런 훌륭한 가수들을 언제 모셔 보겠어요?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가수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건모 형은 '나가수'를 위해 희생 플라이를 해주셨고 재범이 형은 멋지게 홈런을 쳐주셨어요. 그분들이 지금 '나가수'의 길을 만들어 주셨어요. 장혜진 누나는 음악 하는 분들이 봤을 때 저 사람 보증 서고 싶다는 느낌이 있을 정도로 음악적으로 확실한 분인 것 같아요."

 

그는 특히 김건모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나가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로 김건모가 부른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꼽으며 "절대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제 컬러링이 건모 형의 '잘될 거야'에요. 사람들이 우스개로 가수가 바뀌면 노래도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럼 전 '첫 주인은 안 잊어버린다'고 말해요.(웃음) 건모 형은 지금 '나가수'에 너무 필요하신 분 같아요. 노래 '유단자'인 데다 재미까지 있으시잖아요. 형이 처음부터 프로그램의 맥을 제대로 짚으셨는데 지금 돌아보면 시청자들보다 조금 앞서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요."

 

방송 초반 각종 구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매니저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가수들의 경연에 관심이 쏠리다 보니 매니저들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는 "매니저가 큰 역할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정류장 역할을 해 준다"고 말했다.

 

"버스 계속 타면 멀미가 나듯이 프로그램에 너무 힘이 들어가면 보는 분들도 힘들잖아요. 매니저들은 시청자의 긴장감을 걸러주는 필터이자 환풍구인 셈이죠. 예능적 부분도 많이 담당해요. 가수들이 계속 노래만 하면 '열린 음악회'랑 별 차이가 없잖아요."

 

그는 요즘 안정 궤도에 오른 '나가수'를 보면 뿌듯하다.

 

"30~50대 시청자들이 특히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30대 후반 시청자들이 즐길 만한 오락거리가 많이 없잖아요. 예전에 뭐 볼까 고민하던 30대 이상 시청층이 '나가수'에서 추억을 보는 거 같아요. 옛날에 돈가스 썰면서 들었던 음악이 '나가수'에 있으니까 거기 스며드는 거죠."

 

지금은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 잡았지만 지상렬은 1990년대 중반 괴짜 개그맨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당시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상은 '쟤 뭐지?'였다.

 

어린 시절 '땅딸이'로 유명한 코미디언 이기동을 직접 본 후부터 개그맨을 꿈꿨다는 그는 친구 염경환과 개그듀오 클놈을 결성, SBS '좋은 친구들'에 출연한다.

 

그가 '좋은 친구들'에서 선보였던 개그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겨울에 크레인에 매달려 있다가 30~40m 아래 물로 뛰어들고 온몸에 전갈 올려보고 악어 입에 머리 넣기 그런 거 했죠. 사람들이 이해 못 하는 도전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무조건 열심히 했어요. 사실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몇 명 안 돼요."

 

그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도 꾸준히 하다 보면 나를 이해해주고 그러면 됐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고 그의 독특한 입담도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나가수'에서 자신의 존재는 '개미 오줌 같다'거나 가수들의 편곡이 '만두 빚듯이 퉁퉁 하나씩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등 남다른 비유를 썼다.

 

"원래 긴 게 있으면 줄여서 얘기하는 걸 좋아했어요. 한 마디씩 툭툭 던지는 걸 좋아했고 라디오 하면서 많이 배웠죠.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만 전혀 동떨어진 얘기가 아니고 연결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지상렬은 '나는 가수다' 외에 MBC '세바퀴', E채널 '사생결단 1%', tvN의 '리얼키즈 스토리 레인보우'에 출연 중이다.

 

6~7세 어린이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레인보우'에서 그는 아이들을 통솔하는 유치원 교사로 활약한다.

 

아직 미혼인 그는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도 이렇게 예쁜데 앞으로 장가가면 10명을 낳아도 잘 키울 자신감이 생겼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원래 아이들을 많이 좋아하는 데다 조카들을 어렸을 때부터 죽 봐오다 보니 도움이 많이 돼요. 아이를 안 좋아하면 할 수가 없는 프로그램이에요. 10시간 이상 애들이랑 촬영해야 하니까 얼굴에서 표시가 나요."

 

결혼 계획을 물으니 "장가가는 데 유통기한은 없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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