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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대로 만나는 근대 책들

"배추를 통이 크고 좋은 것을 택하야 누렁잎을제치고 잘 다듬어서 물에 정하게 씻나니 씻을 때에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잎사귀 틈틈이에 모래가 없도록 정밀하게 씻어가지고 소금에 다시 저리나니 물 두 동이에 소금 석되만 풀어서…" 근대의 교육자 방신영(1890-1977)이 쓴 '조선요리제법'에 나오는 '통김치 담그는 법'이다.

 

최초의 근대식 요리책이자 스테디셀러였던 이 책이 원본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출간됐다.

 

열화당이 1800년대 말에서 1950-1960년대 사이에 출간됐던 책과 기록문 가운데 재조명될 가치가 있는 책들을 엄선해 복각본(復刻本)으로 선보이는 '열화당 한국근현대서적 복각총서' 시리즈의 첫 권으로 나온 것이다.

 

최대한 원본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제도 별쇄 형식으로 제작돼 책 속에 삽입됐으며 각 권마다 고유번호가 찍혀있는 500부 한정판으로 출간됐다.

 

시리즈의 문을 여는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은 1937년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나온 제8판을 복각한 것이다.

 

100년 전인 1911년 '요리제법'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나온 이 책은 1917년 '조선요리제법'으로 제목을 바꿔 정식 출간된 이후 꾸준히 판을 거듭해왔으며 최근에도 현대어로 바뀌어 출간되고 있다.

 

요리용어 해석과 중량 비고, 주의할 사항으로 시작해 젓갈류, 김치류, 장아찌, 조림, 찌개, 찜, 무침, 전유어 등 61개 항목 아래 500여 종의 음식 조리법이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제목 앞에 '主婦(주부)의 동무'라는 수식어를 붙여 나온 이 책은 '어머님 령 앞에'라는 헌사에 이어 여성 교육자 김활란과 국학자 정인보의 서문 등도 담고 있다.

 

조후종 전 명지대 교수는 해제에서 "이미 한 세기 전에 방신영은 우리 음식이 우수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방대한 음식 재료와 조리법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후대에 교육하고 전하고자 했다"며 "이 책이 우리 전통음식문화의 세계화 및 그 발전방향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524쪽. 5만원.1932년 초판이 간행된 성공회 세실 쿠퍼(한국명 구세실) 주교의 기도서 '사도문(私禱文)'도 복각본으로 소개됐다.

 

'사도문'은 교회에서 하는 예배인 '공기도'와 달리 신앙 증진을 위해 개인적으로 바치는 '사기도' 때 사용하는 기도문이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대주교는 "'사도문'은 대한성공회의 출판활동이 한창일 때다른 여러 신앙서와 함께 발간된 것"이라며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 무한한 존재인 하느님을 만나 자신의 내면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184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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