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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찾아서 신비한 우주 세계 속으로…

원광고 천체관측 동아리 '미르'

지난해 전국 청소년 천체관측대회에 참가한 원광고'미르'동아리 학생들이 포즈를 취했다. (desk@jjan.kr)

공부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 일반계고 학생들. 대입준비 앞에 어떤 선택도 없다는 고교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것도 12년째다.

 

학생들은 과학 관련 주제를 함께 읽고, 실험과 대회 출전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배운다. 무엇보다 획일화된 학습분위기를 탈피해 짧은 시간 스트레스를 풀게 돼 나머지 학습시간은 집중력이 높아진다.

 

스스로 공부해 선배와 동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원광고등학교 천체관측 동아리'미르'를 찾았다.

 

7일 오후 3시 원광고등학교 1~2학년 학생 20명이 지구과학교실로 모여든다. 재빨리 2학년 정동권군(17)이 스크린을 켜고 별자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자, 동료들과 후배들은 꼼꼼히 메모를 시작한다.

원광고 이한조 교사가 천체관측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desk@jjan.kr)

 

정군은 우선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오리온 자리를 찾는 방법을 설명한다.

 

정군은 "밝은 2개의 1등성과 그 중간에 등간격으로 늘어선 3개의 별은 매우 눈에 띄기 쉽다"며 "오리온자리는 1년 중 가장 화려하고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라고 소개했다.

'미르'동아리 학생들이 태양 흑점을 관측하고 있다. (desk@jjan.kr)

 

쌍둥이 자리와 좀처럼 찾기 힘든 천왕성을 찾는 방법을 이어간다.

 

쌍둥이 자리에 대한 대략적인 위치를 우선 숙지할 것을 당부하며"황도십이궁 중 세 번째 별자리"라고 소개했다. 천왕성은"푸르스름한 게 특징이지만 쉽게 찾기 힘들어 별들 중 가장 푸른 별을 천왕성이라 믿는 게 우리들 실력에선 최선이다"며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때 구경하던 이한조 지도교사(지구과학)가 순간 빠뜨린 부분을 거들어 설명한다.

 

이 학교 천체관측 동아리 '미르'의 2학년 기장이라 불리는 정동권군이 부쩍 바빠졌다. 보통 일주일에 2시간정도 별을 관측하며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에 머물렀지만, 오는 22일부터 열리는'거창군 월성star party'라 불리는 제6회 전국청소년천체관측대회를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2011 동아리 발표대회에서 은상까지 수상한 경력을 가진 정군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대회를 앞두고 준비를 하며 함께 참가할 회원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너무 열중하고 있던 정군을 향해 대입 준비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고 묻자 "별에 대한 관심이 원래부터 많았고, 오히려 관측을 하면서 과학과 다른 공부에도 집중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참 시간이 지나자 2학년 김수종 군은 해가 아직 중천에 떠있는 낮시간대였지만'대낮에도 별을 관측할 수 있다'며 망원경을 좌우로 조절하기 시작한다. 밤에만 별의 관측이 가능할 것이란 편견(?)은 '미르' 활동을 통해 사라졌다.

 

김군이 관측한 별은'금성'과'시리우스'같은 밝은 별이다. 태양폭발과 홍염 등 태양의 모습도 관측했다. 김군은"빛이 너무 밝아 맨눈으로 볼 수 없는 태양과 낮에 볼 수 없는 별을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며 "천체관측을 통해 과학과 좀 더 가까워지는 것 같고, 앞으로 천체관측과 관련된 대학에 진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고등학교가 학생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육성하고 있는 동아리 인기다.

 

이중 12년째 활동 중인 천체관측 동아리'미르'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가입이 가능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아리. 가입을 위해 줄을 서는 학생들만 상당수에 달한다.

 

이한조 지도교사는 "태양 전용 전문 필터를 갖추고 카메라를 장착해 낮에도 태양관측은 물론 금성, 시리우스 같은 밝은 별도 관측할 수 있다"며 "조금은 신비롭고, 하나씩 배워나간다는 특성 때문인지 '미르'가 특히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인기가 높이지면서 '미르'의 성적도 수직 상승중이다.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전국대회에 입상했고, 올해에도 벌써 개인전 은상과 항공우주과학 콘텐츠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대회에 나가면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학교도 학생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장비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했다. 1000만원을 호가하는 빅센ED 115mm를 비롯해 140mm와 실습용 80mm굴절, 반사 200mm 포함 3대 등을 갖추고 있다.

 

이한조 교사는 "사실 대회 준비를 위해 방학 중에나 점심시간, 늦은 저녁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학생들의 보고서를 뒷정리하거나, 대회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들을 쏟아 부어야 할 땐 힘이 들기도 한다"며 "그러나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아이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일순간 모두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다소 딱딱한 교과서적인 과학시간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 학생 주도형 학습은 자율성에 따라 그 학습능력이 배가 되고 있다.

 

원광고 한은수 교장은 "주입식 교육에만 매몰되어 있는 학습 분위기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자기주도식 학습은 주입식 교육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동아리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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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kjm513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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