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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400호 발간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이끌어 온 '문학과지성시인선'의 400호 '내 생의 중력'이 출간됐다.

 

1978년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시작한 이 시인선은 이로써 33년 만에 400호를 맞았다.

 

국내 시집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호수를기록했으며 해마다 평균 11.8권의 시집이 나왔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 편집동인이던 문학평론가 김병익 김치수 김주연 김현이 주축이 돼 만든 '젊은 시인선'이 모태다.

 

이후 1970~80년대를 거치며 전통 서정시에서 전위적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숱한 스테디셀러를 냈다.

 

총 판매부수는 400만 부나 된다.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약 30만부),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2만부),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10만부) 등이 세월을 넘어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김광규의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정현종의 '한 꽃송이',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등이 이 시인선을 통해 독자와 만난 책들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19일 "이것은 어느 출판사가 33년 동안 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시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400호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내 생의 중력'은 301~399호에 실린 시인 83명의 시 중에서 골라 실었다.

 

100호, 200호, 300호 때도 시선집 형태로 발간됐다.

 

이번 400호의 테마는 '시인의 초상'으로, 시인선 1호를 낸 황동규와 시력이 50년을 넘는 마종기를 비롯해 김혜순, 최승자 등의 시가 실렸다.

 

1990년대부터 한국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함성호 박형준 이원 김소연 김행숙 김민정 등의 시와 2008년 등단한 '샛별' 유희경의 시까지 아우르고 있다.

 

"변하지 않는 시야에 서 있는 귀향의 끝,/평범하게 말없이 살자고 약속했던 그대여,/끝없는 추락까지 그리워하며 잠들던 그대여,/나도 안다, 우리는 아직 여행을끝내지 않았다.

 

/내가 찾던 평생의 길고 수척한 행복을 우연히/넓게 퍼진 수억의 낙화 속에서 찾았을 뿐이다.

 

"(마종기의 '북해의 억새' 중)시집의 해설을 맡은 강계숙 문학평론가는 "시인의 얼굴을 보는 일은 시의 몸을더듬는 길이며, 시에 이르는 첩경은 시인의 내면을 가늠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시로 쓴 시인의 초상이 때로 더 큰 감동과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이로부터 기인한다"고말했다.

 

한편, 시인선 400번대 시집은 군청색이 표지 테두리를 장식한다.

 

그동안 황토색(1~99호), 청색(100~199호), 초록색(200~299호), 밝은 고동색(300~399호) 등 100호단위로 표지 색깔을 바꿔왔다.

 

또 표지에 실리는 시인의 캐리커처도 시인의 별도 요구가 없으면 이제하 시인이 계속 그릴 예정이다.

 

21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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