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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 '확대간부회의' 들여다보니…

혁신학교·인권·다문화 깐깐히 챙겨

김승환 도교육감의 '레이더망'(radar網)은 넓었다. 그의 눈과 귀는 도교육청 밖에서 더 잘 보이고, 더 잘 들리는 듯했다.

 

24일 전북도교육청 5층 종합상황실.

 

'10월 다섯째 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는 김 교육감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시종 깐깐했다.

 

"어느 혁신학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학교 평가 과정에서 (도교육청 담당자가) 실무자한테 교육 과정 우수 사례와 애로 사항에 대해 질문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교장, 교감을 앵벌이 취급할 수 있습니까'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강압적 분위기에서 교사 전체를 불신의 눈으로 바라봐서 괴로웠다더군요."

 

그는 윤덕임 교육혁신과장에게 이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공문 남발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도내 초·중 통합학교에서 받은 공문이 모두 46건"이라는 것. 그는 공문 제목을 일일이 부르며 "일부는 게시만 하면 되는데, 지역교육청에서 다시 보낸다"며 "과연 단일 학교에 이렇게 많은 공문을 보내는 게 맞는지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허술한 홈페이지 관리와 일부 부서의 안이함도 지적 대상이었다.

 

도교육청 다문화가정 홈페이지(mcf.jbe.go.kr)엔 2011년도 자료가 여태 안 올라와 있고, 어떤 과는 조직 개편 후 보도자료를 1건도 안 냈다는 것이다.

 

전주 모 중학교 도서관 천장이 갑자기 주저앉았다거나 김제 모 초등학교 조회대가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관리비만 매년 수천만 원 든다는 것도 김 교육감 입에서 처음 나온 뉴스(?)였다.

 

'진보 교육감'답게 그는 인권·환경·다문화가정 등에 유독 관심을 보였다.

 

도내 7개 기숙사 설치 특수학교에 대한 부처 합동 현장 점검을 앞두고 "영화 '도가니' 때문에 전체 특수학교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현장 교원들이 이런 것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할 것"을 강조한 것이 예다.

 

그는 "서해안 어느 학교에 쓰나미가 닥쳤다. 학생들을 어떻게 소개(疏開)하고, 수단은 무엇으로 할지 매뉴얼이 없다. 그동안 (재난 대비 훈련을) 항상 기계적으로 반복했다"며 학교 현장에 보급할 수 있는 재난 유형별 매뉴얼(manual·안내서) 작성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본 EBS 다큐 프라임 '욕해도 될까요'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폭 영화가 히트함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서 욕설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 프로그램의 학교 방영을 검토하라는 것이다.

 

그는 "인조잔디는 환경 유해 물질을 유발하는 데다 최초 투자 비용이 5억 원이고, 제거 비용도 최초 비용의 절반으로 인조잔디 시공업자만 배 불린다"며 "장차 잔디구장은 철저히 천연잔디로 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문화교육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 자녀와 학부모의 선택권을 강조했다.

 

"다문화가정 엄마들 중엔 야무진 분들이 많아요. 다문화가정 자녀라고 해서 무조건 다문화교육에 참여하는 것은 (부모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에요. 획일적으로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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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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