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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낱말 사용

▲ 정 기 원

 

익산시립마동도서관장

요즘 길거리를 지나며 상가에 내걸린 간판과 현수막 문구를 보면 아쉬울 때가 많다. 언제부터인지 바른 낱말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홍보용 게시물로 자주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고객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게시된 간판과 현수막이 고상한 말을 만들어 내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잘못 사용된 낱말과 영어 단어 사용은 글을 익히는 학생들에게 낱말 사용에 대한 혼돈을 주며, 바르게 사용된 낱말처럼 인식하게끔 한다. 이는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한글을 모독하는 일이 아닌가도 싶다.

 

국제화 시대라고 외국어 발음의 간판을 많이 사용하여 마치 외국의 거리인가 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또한 단어 발음을 부정확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사용, 휴대전화 사용이 잦다 보니 신조어도 많이 생겨났다. 또한 휴대전화 한 면에 보내는 문자의 제한 때문에 문자 두세 자를 한 자로 줄여 쓰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그 예로 ‘선생님’을 ‘쌤’으로 사용한다. 어떤 이들은 문자를 발음이 나는 대로 사용하는 등 문자 이탈도 심각하다.

 

많이 사용하는 영어 단어 중 center(센터)는 중심, 중앙이라는 뜻이다 ‘외래어 표기법’과 ‘외래어 표기 용례’에 따르면 ‘센터’로 표기해야 하나 대부분 ‘센타’로 사용하고 있다. 예로‘카센터’, ‘지역아동센터’, ‘이삿짐센터’ 등이 바른 표기다. 또 diet(다이어트)란 단어를 ‘살빼기’로 이해하여 ‘권투 다이어트’, ‘마라톤 다이어트’ 등으로 사용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기이다. 다이어트는 명사로써 국어사전에 보면 ‘음식 조절, 체중을 줄이거나 건강의 증진을 위하여 제한된 식사를 하는 것을 이른다.”’즉 ‘식이 요법’으로 살을 빼는 것을 말한다.

 

‘정직한 가격, 착한 가격, 위대한 세일, 착한 몸매, 장난감 도서관’ 등의 자주 사용되는 말들도 잘못된 표기이다. 형용사인 ‘정직(正直)하다’의 뜻은 ‘마음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바르고 곧다’라는 것이요, ‘착하다(善)’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이다. ‘위대(偉大)하다’는 ‘도량이나 능력, 업적 따위가 뛰어나고 훌륭하다’는 뜻이다. 이러한 형용사들은 사람에게 사용해야하나, 사물에 사용함으로 홍보물을 읽는 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어떤 시설은 장난감을 모아놓고 대여하는 곳인데 ‘장남감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브리테니커 사전에 보면 ‘도서관(圖書館)은 자료를 수집·정리·분석·보존·축적하여 일반인 또는 특정인의 이용에 제공함으로써 정보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 등 문화발전 및 평생교육에 이바지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장난감 놀이방(?)이라 칭해야 하지 않을까?

 

훌륭한 사람에게 ‘명품(名品)ㅇㅇ’이라고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명사인 명품은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을 말하는 것이기에 사람은 ‘명인(名人)’이라고 칭해야 한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우리 모두에게 바르게 사용하라고 창제하셨다. 따라서 휴대전화 문자를 보낼 때에도 낱말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 더 따져서 바르게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많은 독서를 통하여 바른 낱말을 배우고 익혀서 바르게 사용하기를 우리 함께 노력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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