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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도 분위기도 좋지만… 사람 향기 더 ‘찐’해지죠

동호인 교류 이색 문화공간 변신구도심에 활력 ‘일등공신’ 역할

▲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카페 ‘나무라듸오’. 한옥의 올망졸망한 공간들이 살아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그윽한 커피 맛이 입소문을 타며 많은 손님들이 즐겨 찾고 있다고 한다. ▶ 관련기사 15면 안봉주기자 bjahn@

‘스타벅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커피빈 자바시티 할리스 탐엔탐스…’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커피열풍이 거세다. 시내 곳곳에서 커피를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태이크아웃 커피) 풍경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으례 커피 자판기가 설치돼 있고, 주요 상권마다 브랜드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 있다. ‘한집 건너 커피전문� ?繭遮� 말이 나올 정도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커피전문점 홍수 속에 자신의 상표를 걸고 당당히 맞서는 커피 전문점과 카페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커피만 파는 커피숍이 아닌,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게 카페의 기본이 됐다.

카페는 커피의 프랑스어에서 나온 말로, 우리의 경우 일반적으로 차나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한 때는 여자종업원의 서비스가 따르는 술집으로 통용되기도 했으며, 현재는 사이버 공간 속의 동호인 모임이나 그 공간 자체를 카페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이버상 카페가 오프라인상 카페 문화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카페(커피숍 포함)는 지역의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카페가 행정상 별도의 식품영업 영역으로 분류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지만, 전주시의 카페(전문 커피숍 포함) 수가 인구 규모 대비 전국적으로도 가장 많은 수로 이야기 된다. 카페 문화가 갖는 파급력과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전주지역 카페는 밀집지를 중심으로 보통 전북대권, 중앙동권, 한옥마을권, 신시가지권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홍대앞이나 인사동, 압구정동 등의 카페 문화가 가장 먼저 전파된 곳이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전북대권 카페다. 지금은 보편화 된 무선 인터넷 활용이나 책 읽을 수 있는 분위기 등으로 카페 문화를 선도했다.

한옥마을과 중앙동권 카페는 쇠락해가는 구도심에 활력소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데 카페가 일등공신이 됐기 때문이다. 한옥을 바탕으로 차 뿐아니라 전주의 정서와 문화를 함께 마시는 공간으로서 두 권역의 여러 카페들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다.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들 지역에 소재한 몇몇 카페들을 두고 전주 시민들이 부럽고, 서울로 옮겨가고 싶다는 글까지 남기고 있다.

서부신시가지권의 경우는 대도시 카페처럼 기업형 혹은 편리성을 기반으로 한 첨단 시설쪽으로 승부를 거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상권별 이같은 대략적인 특성과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카페가 갖는 매력은 소통의 장이라는 점이다. 고전적 의미의 친구간에 차 한 잔 마시는 공간에서 머무르지 않고 동호인들간 교류의 장으로 널리 활용된다. 책이 많은 카페, 영화를 상영하는 카페, 라이브 음악이 있는 카페, 그림·사진·인형·분재 등으로 특화된 카페들을 찾아 동호인간 장르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장으로 이어지는 추세다.
 

▲  카페 ‘나무라듸오’의 입구.


젊은 여성층의 전유물 처럼 여겨졌던 카페 이용자도 근래 몇 년 사이 주부층과 남성층, 중장년층까지 넓혀지고 있다. 카페서 종일 책을 읽거나, 일을 위한 보조적인 장소로 사용하면서‘코피스족(coffee+offic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카페 창업을 생각하는 젊은층, 주부층, 퇴직자들도 많아졌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별 준비 없이 창업한 뒤 짧은 생애를 다하는 카페도 적지않다. 커피를 즐기지도 않으면서 바리스타가 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도 좋아보이지 않는다.

주부 홍대금씨(50, 전주시 효자동)는 “작지만 진지하게, 그리고 몇 십년 이어지는 카페들이 많았으면 좋겠으며, 특히 전주에서만은 인간적 휴머니즘 냄새가 흐르는 문화를 카페에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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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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