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특성상 일찍 잠자리…수면 방해 불편
진안 부귀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68·농업)는 요즘 잠자리가 편치않다. 잠이 들 무렵만 되면 울려대는 전화 및 문자메시지 때문이다. "홍보용 전화에 노이로제까지 걸릴 지경이다"고 박씨는 하소연했다.
4·11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늦은 밤까지 걸려오는 홍보용 전화에 진안지역 유권자들이 수면을 방해받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공천경쟁이 치열한 진안·무주·장수·임실지역 예비후보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생긴 현상이다. 고조된 선거열기와 맞물린 이같은 정치풍토에 유권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유권자 김모씨는 "최근 잠이 들 무렵인 밤 9시께 휴대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더니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정책설문조사 참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수면을 방해하는 전화에 화가 치밀었다"고 했다.
김씨는 "농촌지역 특성상 밤 9시면 잠이 들 시간대"라면서 "얼굴을 알리려는 전화가 되레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예비후보자들은 명심했으면 한다"고 일침을 놨다.
이같은 홍보용 전화는 예비후보자들에게 '대목'이나 다름없는 설 연휴에 더욱 심해져 신년인사를 건네는 내용과 함께 '특정후보를 국회로 보내자'는 식의 문자메시지가 거의 매일 도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선거법에는 예비후보자의 경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오는 3월 29일까지는 문자메시지 발송과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또 이 이간 동안 밤 11시부터 새벽 6시를 제외한 모든 시간대에 선거홍보 문자를 보낼 수 있고, 횟수 제한도 없다.
예비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밤 늦은 시간까지 홍보용 전화를 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이 적용되는 설문조사와 문자메시지 발송 등의 시간대를 더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년층이 대부분인 농촌지역은 밤 9시면 잠자리에 들 시간을 감안해서다.
한 유권자는 "유권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후보자들끼리 협의를 거쳐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는 문자메시지 발송, 홍보용 전화 등을 자제하는 등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진안·무주·장수·임실지역은 박민수, 양영두, 이명노, 황영상, 안호영, 장여진, 최성칠, 한선우 등 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그 수만큼 유권자들이 받는 문자메시지나 ARS설문조사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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