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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아름다움은 지붕의 곡선과 마당"

김종은 대목장이 말하는 '한옥'

▲ 전북대 육모정 공사현장에서 대패질을 하고 있는 김종은 대목장.

지난 20일 전북대 본관 주변 육모정 공사현장에서 만난 김종은 대목장(65)은 마루 부분에 사각형의 나무 조각을 끼워 맞추고 있었다. 40여년 된 대패질은 날렵하면서도 힘 조절이 정확했다. 그냥 나무에서 전통양식의 정자를 구성하는 어엿한 재료가 됐다.나무는 결을 따라 반질반질한 속살을 드러내며 바닥을 이뤘다.

 

"전통 한옥은 이렇게 철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나무 모양을 그대로 끼워 맞추는 게 기본이죠. 짜맞춤은 견고성이 뛰어나고 뒤틀림이 적어요. 또 해체한 뒤 다른 곳에 옮겨 활용하고, 부품을 바꿔서 계속 쓸 수 있어요."

 

도내 개·보수 경험이 있는 사찰, 향교 등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마이산 탑사 대웅전, 학인당, 전주 향교와 동헌도 그가 맡았다. 남원 출신인 그는 선친을 따라 20대 초반부터 한옥 보수를 다녔다. 국내 4대 대목장 중 한 사람이었던 고(故) 고택영 대목장 밑에서 배우기도 했다. 대목장도 궁궐같은 큰 건물을 해야 이름이 나는데 아직 그런 영광은 누리지 못했다.

 

그는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으로 지붕의 곡선미를 꼽았다. "한옥은 뭐니뭐니해도 지붕의 곡선미가 특징입니다. 추녀 나무가 클수록 곡이 많이 생겨요. 자연스럽게 나무의 모양으로 끝이 올라가 날렵한 곡선이 되지요. 또한 두 번째는 마당입니다. 한옥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공간으로 사람을 엮고 자연의 변화를 느끼게 하죠."

 

문화재를 전문으로 해서인지 그는 전통을 경시한 '무늬만 한옥'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는 "요새 한옥 바람을 타고 한옥을 많이 짓지만 보기만 좋지 견고성, 지속성은 의문이다"면서 "어설프게 가격에 맞춰서 모양새만 좋은 한옥은 양심상 지을 수가 없다. 금액에 맞춰서 공법도 없이 모양만 내서 값싼 나무로 못을 많이 박곤 하는데 이는 1회용이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옥의 막연한 선호에 대해서는 "노후에 한옥 짓고 살고 싶다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는 어렵다. 한옥은 관리가 힘들다"면서 "한옥은 처마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많이 필요해서 활성화가 쉽지 않다. 대안으로 흙집이나 목조주택을 짓는데 엄밀히 하면 전통 한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옥의 변화와 표준화는 환영한다. "현재는 재료 다듬는 부분은 대부분 기계화돼 서까래도 기계로 돌려서 깎아요. 나무의 특성에 따라 수입송을 쓰면서 대중화도 됐어요. 또 전에는 설계가 미숙해서 일부는 설계를 무시했는데 지금은 많이 표준화됐지요. 집 자체가 점점 편리하게 변하는 것은 환영할 만 해요. 한옥이 주거공간 역할을 하며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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