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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보도' 복수하려고 수천명에 공무원 음해문자?

여행사 '로비 파문' 다섯가지 의혹

도내 한 여행사가 정관계 인사를 대상으로 펼친 전방위 로비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열흘째를 맞고 있지만 각종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정관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다섯 가지 의문점을 짚어본다.

 

 

△왜 공무원 음해했나

 

(유)세계화원관광 대표 유씨는 지난해 12월 27일과 이달 7일 등 2차례에 걸쳐 도청 A공무원을 음해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도청 공무원과 도의원에게 무차별로 보냈다.

 

유씨는 경찰조사에서 "A공무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 음해하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지만 단순히 악감정으로 문자를 대량 유포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모 언론사의 '골프 보도'에 대한 복수 차원이라는 분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또 인터넷 문자 발송은 IP 추적이 가능한데도 사무실 컴퓨터를 이용한 점도 의아하다.

 

게다가 혼자서 수천명의 전화번호를 일일이 입력한 뒤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힘들다. 누군가의 도움과 사주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경찰 늑장 수사 배경은

 

경찰은 지난 16일 유씨의 정읍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 결과 정관계 인사에게 선물과 현금을 전달한 명단을 확보하고도 25일까지 3차례에 걸쳐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18일에 출국금지요청을 했고 유씨는 20일 경찰에 출두했다.

 

이 때문에 유씨가 증거를 인멸하거나 연루된 인사들과 말을 맞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데 16일 선물과 현금 명단을 확인한 경찰이 곧바로 또 다른 증거가 있을만한 자택, 차량,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으면 금품 로비 범죄 입증이 더 수월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로비 명단에 전·현직 국회의원과 도의원, 경찰이 포함돼있어 초기 수사에 부담을 가졌던 것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현금 로비 명단 또 없나

 

경찰은 25일 로비 명단에 선물과 함께 현금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현금 살포 명단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유씨가 모 도의원에게 케이크와 현금을 보냈다가 돌려받은 본보 보도에서 확인됐듯이 유씨가 일상적이고 상시적으로 돈 봉투를 돌렸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경찰이 유씨를 상대로 현금 전달 사례를 제시하며 강도높게 추궁하면 유씨가 입을 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다른 현금 전달 명단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의해 지워진 파일을 복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속도가 생명인 수사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연루된 인사들 침묵 왜

 

본보를 비롯해 통신사와 중앙지에 거론된 로비 연루 의혹 인사들의 침묵도 이례적이다. 특히 거론된 인사 중 총선 예비후보가 포함됐지만 아직까지 공개 해명이나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 로비 연루 보도가 공천과 선거 판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관련 인사들의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정치권의 한결같은 판단이다.

 

이와 관련 일부 인사는 특정 언론사와 학맥 등을 거론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를 시도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행태는 이번 사건이 경찰이 음해 문자 수사를 하다 우연히 '대어'를 낚았고 이어지는 제보와 보도로 파문이 커진 상황과 비교하면 오히려 설득력을 잃는다.

 

△다른 여행사 로비는 없나

 

경찰은 여행사 로비와 관련 (유)세계화원관광만 수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의 말을 빌리면 여행사 로비는 비단 유씨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는 관공서나 지방의회의 여행사 선정은 로비나 인맥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최근들어 도의회는 물론 일부 지방의회에서 도의원과 국회의원의 입김으로 P여행사가 선정된 일도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유씨 뿐 아니라 여행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어야 부패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현재까지 경찰은 다른 여행사에 대한 수사를 벌일 계획이 없다고 한다.

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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