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학교측 '물심양면' 지원…시골 주민들 '열띤 응원')·뚝심('필사즉생' 정신…선수들, 열악한 환경 극복)
완주군 봉동읍 낙평리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학교인 완주중학교(교장 박경애)가 급기야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올 첫 전국대회이자,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있는 금석배를 덥썩 움켜쥔 것이다.
1995년 창단한지 17년동안 금석배에서 단 한번도 4강에 들지못했던 완주중이 이번에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지역주민, 선수단이 혼연일체가 돼 "뭔가 한번 해보자"는 의기가 투합됐기에 가능했다.
학교측은 전 교직원이 앞장서서 선수들을 도왔고, 지역주민들은 만사를 제치고 응원을 다니거나 돼지를 잡아 격려했고, 선수단은 죽을 각오로 뛰었기에 일궈낸 값진 성과였다.
사실 축구는 단체전 경기중에서도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종목중 하나다.
그래서 수도권이나, 광역권에 소재한 도시학교가 아니고서는 전국정상권을 넘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게 요즘의 현실이다.
농어촌이나 산골에서 그저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가 됐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과학적인 훈련기법, 고가의 장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전지훈련, 좋은 팀들과의 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 등 어느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하지만 완주중은 열악한 여건을 딛고 전국정상무대에 우뚝 섰다.
금석배 정상에 처음 서게 된 완주중 선수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지역주민과 학부모, 동료 학생들도 가슴찡한 울림을 맛봤다.
지난 1월초 완주중 축구선수들은 일본 가고시마로 일주일 동안 전지훈련을 떠났다.
박경애 교장이 완주군과 완주교육지원청을 등에 업고 지원을 받아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임정엽 완주군수와 문채룡 완주교육장이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박 교장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를 보면서 이들 모두가 선수나 지도자로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성심껏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선수들은 1월 전훈이후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22일 열린 결승경기 하나만 봐도 왜 완주중이 우승했는지 해답이 나온다.
완주에 있는 기업체인 KCC가 버스 3대를 내줘 지역주민과 학생, 학부모가 응원을 할 수 있었다.
전북체육회 서세일 부회장과 서경일 완주중 후원회장은 연습하는 선수단에게 돼지를 잡아 격려했고, 결승전 경기에서도 지역주민, 학부모 등과 함께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결국 주연은 선수들의 몫이었다.
정경구 감독을 필두로, 강원석·강일찬 코치, 그리고 21명의 선수들은 '전국정상'이라는 목표 하나를 향해 뛰고 또 뛰었다. 이러한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완주중은 달콤한 열매를 맞보게 됐다.
최우수선수상 김재영, 득점상 임준식, 수비상 박준호, 골키퍼상 김대준, 최우수지도자상(감독) 정경구, 최우수지도자상(코치) 강일찬, 부장상 소귀현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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