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우한 성장·정신장애' 딱한 사정 감안
생후 2개월 된 영아를 유기한 20대 여성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24·여)씨는 지난해 9월 군산 고속버스터미널에 생후 2개월 된 자신의 남자 아이를 가방에 담아 화장실에 두고 나왔다. 가방은 곧바로 한 여고생에 의해 발견돼 가방에 담긴 주소로 외할머니에게 보내졌다.
영아유기 사건을 송치받은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서민주 검사는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됐다.
어머니와 함께 어린시절부터 부친에게 폭행을 당하며 성장해 온 A씨는 지능지수 71로 '사회화 된 행실장애, 심각한 행동장애가 있어 주의나 치료를 요하는 기타 정신 발육지연' 진단을 받았다.
자신도 남편의 폭력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딸을 데리고 집을 나온 어머니는 단칸방에서 지내며 딸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했다.
하지만 가출한 A씨는 PC방 등을 전전하다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아이를 출산했지만 감당할 수 없었다.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지청장 김회재)은 지난 15일 제3기 검찰시민위원회를 개최해 A씨에 대한 기소의견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이 여성에게 벌금이나 징역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도울 방법을 찾아보자"고 만장일치로 기소유예 의견을 전달했으며, 검찰은 다음날 A씨에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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