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성장 멈추고 / 생활 용수마저 고갈
지난달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농작물의 생육 부진은 물론이고 생활용수까지 고갈되는 등 가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도내엔 비소식이 없어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5월1일부터 이달 19일까지의 도내 평균 강수량은 39.8㎜로, 평년 174.5㎜의 22.8% 수준에 불과하다. 도내 평균 저수율은 44%로, 평년보다 12%p 낮았다.
기상청은 도내지역의 가뭄 판단지수를'매우 위험'으로 발표, 작물 손실과 광범위한 물 부족·제한으로 가뭄이 심하게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밭작물 피해와 함께 수도시설이 취약한 지역에서는 생활용수 부족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북도는 밭작물 재배면적 5만7901㏊(감자 1138㏊, 고구마 4073㏊, 콩 1767㏊) 중 작물이 시드는 현상을 보이는 면적은 고구마 21㏊, 콩 60㏊으로 파악했다. 일부 작물은 생육이 부진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데다 소규모 피해지는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워 피해지역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고창군 성송면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이모 씨(60)는 "이달 말까지 비가 안 오면 수확량은 15% 이상 줄어든다. 또 씨알도 작아 상품가치도 떨어진다. 여러 품목을 재배하는 농민은 고구마 재배를 포기하기도 한다"며 "밭 가운데 급한 곳에만 물을 주고 있지만 일부 지하수는 고갈됐다. 피해면적도 광범위해 행정기관의 지원도 한계가 있어 농가들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도내 1188개소(11만1101명)의 소규모 수도시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용수가 고갈됐다. 정읍 산외면 죽동(13가구), 무주 설처면 비례(20가구), 임실 신덕면 내량(3가구) 지역은 소형관정이 말랐고, 부안 변산면 운산마을(66세대)은 용수 부족으로 수중 모터가 과열되면서 고장나 소방차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는 현재 가뭄대책 상황실 및 합동 T/F팀을 운영, 저수율 30% 저수지(193개소)에 기존 소형관정과 하상굴착 등을 실시하는 등 긴급 용수확보에 나섰다. 또 물 부족지역에는 용수공급을 위해 270억 원의 국비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가뭄이 장기화되면 농작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용수가 부족할 경우 비상급수를 시행하는 한편 앞으로 계속해서 비가 오지 않을 경우에는 비상단계로 관정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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