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3. 기업의 역할 - 줄어드는 후원…'메세나 특별법' 서둘러야

우진·목정문화재단 등 신진·원로예술가 지원사업 활발 / 베스트로·삼양감속기·하림·동해금속 등 문화단체 후원

▲ 2010년 문을 연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개관식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의 첫번 째 주인공으로 초대된 안숙선 명창이 열창하고 있는 모습. 전북일보 자료 사진
▲ 베스트로(주)와 협약을 맺은 호남오페라단이 2010년 올린 '흥부와 놀부'의 한 장면. 전북일보 자료사진

20년 넘게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온 (재)우진문화재단(회장 김경곤·이사장 양상희)은 이달 그간 발굴해온 33명 신진미술가들에게 중국 예술특구 기행을 선물한다. 20년 넘게 '빈 독에 물 붓기'식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해왔으나, 아직 스타 예술가 발굴로 이어지지 못한 게 현실.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우진문화재단은 해외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지원으로 보폭을 넓혔다.

 

올해 전북도가 문화 복지에 눈을 돌려 일반인의 문화 향수권 확대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업이 문화예술에 지원하는 기부는 예나 지금이나 커다란 변화가 없다. 아직까지는 개인보다 기업의 기부가 많고, 지역보다는 중앙에 몰려 있다는 게 특징. 기업의 사회 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더 적극적이고 폭넓게 이뤄지고 있으나, 지역에선 아직도 본격적인 문화 마케팅 접근이 부족한 데다 단발성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우진문화재단·목정문화재단, 다각도 예술인 지원 중심

 

전북엔 (재)우진문화재단과 (재)목정문화재단(이사장 김광수)이라는 두 거목이 존재한다. 생활체육 활동을 지원해온 우진건설은 1991년 우진문화공간을 열고, '신예작가 초대전','우진문화공간 기획춤판' 등을 해오다 2001년 재단법인화하고 2004년 전주 진북동에 우진문화공간을 신축하면서 체계적인 지원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10년 20주년을 맞은 우진문화재단은 30억을 들여 소극장 무대가 갖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우진예술극장까지 열어 지역 예술인들의 오랜 갈증을 해갈시켜줬다. '청년 작가 초대전'과 '신예작가 초대전'을 비롯해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우리 소리 우리 가락','우리 춤 작가전 - 젊은 춤판' 등은 척박한 지역 문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이정표로 꼽힐 만한 사업.

 

반면 목정문화재단은 2001년부터 전북 문화계의 발전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던 문학·미술·음악 등 공로자들에게 창작지원금 1000만원 씩 수여하는'목정문화상'으로 대신했다. 수십여 년 간 지역 문화계 텃밭을 일구고 가꾼 이들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갖춘 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목정문화상' 제정은 가문 땅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목정문화재단은 2010년부터 세계적인 음악가를 키워보자며 영재 육성의 씨를 뿌렸다. 3년 째 '목정 음악 콩쿨대회'의 대상 수상자가 나오고 있진 않으나, 상금 300만원(교육감 표창장) 외에 캐나다에서 어학 연수(1년)·전공 분야 레슨비까지 주는 '통 큰' 지원이라는 점에서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목정 전북 고교생 백일장대회'도 후원자에서 주최·주관자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고, '목정 미술 실기대회' 역시 미술 영재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고 있다.

 

△ 기업 문화 마케팅 활성화 차원 접근 바람직

 

이처럼 묵묵히 메세나 활동을 이어오는 사례도 있지만 아직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010년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메세나 대상에 선정된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와 삼양감속기를 비롯해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베스트로(주)의 지원, (사)한국예총 전북지회(회장 선기현)와 (주)하림·동해금속(주)이 상금 혹은 장학금 전달 외에 문학상 지원에 치중 돼 있다. 메세나가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기보다는 대표의 학연·지연 혹은 개인적 취향으로 연결되면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예술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 메세나가 사회 공헌에 집중한다면, 중소기업은 문화 마케팅으로 접근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이다. 여기서 문화 마케팅이란 메세나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시켜 브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마케팅을 말한다. 도내에선 전북은행·삼성생명 등이 임직원 혹은 고객을 상대로 열어온 다양한 공연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기업의 메세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불황에는 상당수 기업이 사회 환원 명목으로 불우이웃 돕기에 치중하는 반면 메세나를 통한 문화 마케팅에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예술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소득액 10% 내 비용 인정)가 적은 데다, 중소기업이 상당수인 전북에선 이 같은 혜택을 받을 개연성은 더욱 적다. 국회가 몇 년 째 문화예술 관련 비영리법인에 대한 지방세 감면, 기업의 문화예술을 활용한 교육 훈련비 세액 공제, 기업 문화 접대비 세제 혜택 등을 골자로 한 '메세나 특별법'(가칭)을 추진해왔으나, 이것마저도 몇 년 째 터덕이고 있다.

이화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금융·증권미 증시 덮친 'AI 거품' 공포…한국·일본 증시에도 옮겨붙어

문화일반세대와 기록이 잇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법원·검찰장애인 속여 배달 노예로 만든 20대 남녀⋯항소심서도 ‘실형’

익산10월 익산 소비 촉진 정책 ‘통했다’

정치일반김도영 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위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