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23:55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행복한 금토일
일반기사

"영화속 배경 찾아 전북 곳곳 누벼요"

전주영상위원회 로케이션 매니저 3인방 이대영·유정훈·김선태 씨

▲ 전주영상위원회 로케이션 매니저인 이대영·김선태·유정훈씨(왼쪽부터).
▲ 전주영상위원회 로케이션 매니저인 이대영·유정훈·김선태씨(왼쪽부터)가 촬영 장소 사진을 보며 회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이 있다? 영화, 드라마, CF 속에 등장하는 아름답고 이국적인 배경이 우리나라에 촬영된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국내에서 촬영된 배경이다. 카메라 앵글 속에 작품의 사실성과 감독의 진정성을 담아내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가 배경과 공간이다. 이처럼 영화제작자와 감독이 원하는 이색적이고 의미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로케이션 매니저가 있다.

 

전주영상위원회의 촬영지원팀에서 일하는 김선태(32) 이대영(30) 유정훈(32)씨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활동하는 공식 로케이션 매니저다. 이들에게는 영화 제작 지원 외에도 또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다. 전북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매력적이고, 참신한 영화의 배경이 될 숨은 지역을 찾아다니는 일이다.

 

올해 종영된 드라마 '발효가족'의 경우 완주군 소양면의 위봉화성 인근 저수지를 배경으로 새롭게 물색된 장소에 촬영세트를 지었다. 이대영 씨는 가장 인상 깊은 로케이션 장소로 '완주군 공기마을 숲'을 꼽았다. 영화 '최종병기 활'(2011)에서 숲 속 추격신과 전투신을 담아내 알려진 이곳은 편백나무 숲으로 사극 영화제작팀들이 늘 탐내는 곳이 되었다. 실제로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2일 정도의 로케이션 일정을 계획했다가 공기마을 숲을 방문한 뒤 너무 맘에 들어 8일 동안 로케이션을 연장했다. 유정훈 씨는 한옥마을의 전주향교를 손꼽았고, 김선태 씨는 군산의 '히로스 가옥'을 손꼽았다. 이밖에도 고창읍성, 경기전, 군산 철길마을, 완주아원 등 전북의 다양한 삶과 역사의 공간이 영화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로케이션 매니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씨는 로케이션 촬영지의 업무보고를 위해 제작현장을 기록 촬영하는 작은 일마저도 까다롭다고 하소연한다. 배우들의 초상권과 영화계의 제작환경상 개봉 전 외부 노출을 꺼려하기에 지원과 협조를 해주면서도 실랑이가 오가는 일이 있기 때문. 유씨는 진안 보릿재 도로 촬영 때는 바로 옆에서 트렉터작업을 하시는 농부를 설득하는라 맨발로 논밭을 누비면서 막걸리를 공수하는 수고로움까지도 감수했다. 촬영을 마친 감독 이하 스텝들이 철수하고 뒷정리하는 것까지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점도 민감한 사안. 배우와 촬영팀이 떠난 자리가 그대로 원상 복구되어야 그곳에서 활동하는 주민들에게 민원이 제기되지 않는 데다, 지역 주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이후에도 촬영 협조가 이뤄질 수 있기에 더욱 중요하다. 촬영지원팀의 제일 중요한 자산은 말 그대로 촬영지이기 때문이다. 로케이션 매니저 3인방은 주간엔 외근이 잦은 편이다. 현장 촬영을 하고, 로케이션 상황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간에는 영상위 사무실로 돌아와 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영화제작사와 감독들이 전북에서 왜 영화를 찍나요'라는 물음에 이들은 "밥이 맛있어서……." 라고 농담 섞인 이유를 댄다. 영화배우, 스텝, 감독 누구나 전라도를 대표하는 맛의 고장인 이곳의 밥맛을 좋아한다. 거기에 전주 막걸리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