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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의 문화와 예술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문화예술이란 예술가와 문화예술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처럼 인식한다.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고급문화, 또는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라고 여긴다. 그러나 아무리 심오한 예술이라 해도 그 근원은 우리 주변의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에서 비롯된다. 사람은 누구나 예술 속에서 살아간다. 다만, 아름다움과 특별함을 알아보는 눈과 그것을 느끼는 마음이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그러나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을 누린다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다. 최근 우리나라는 문화 예술이라는 단어가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고 그런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조성되어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문화의 범위를 알지 못하며, 문화생활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다.

 

문화와 예술이라는 범위가 워낙 크고 다양하나 자세히 보면 대부분의 문화생활을 우리 주변에 쉽게 열려져 있다. 대중문화에 대하여 대다수 사람들은 다른 생산된 물건들을 살 때처럼,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손쉽게 돈이라는 교환 수단을 통하여 교환할 수 있는 생산물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 보인다. 여기에는 향유라는 느낌보다는 소비라는 느낌을 강하게 지니는 것을 보게 된다.

 

아는 것만큼 본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수반될 때 가능하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 자신도 모르게 예술적 향기를 쉽게 느껴보고 음미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인간의 의식주로서 먹고, 마시고 자고, 움직이고, 보고, 듣고, 만지는 우리 삶의 모든 것들이 예술과 맞닿아 있다. 음식의 맛을 통해 미각과 좋은 음악을 듣고 평온한 마음을 영화 한편을 보고 감동을 미술관에서 훌륭한 그림 한 점 을 보고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우리는 항상 문화예술 홍수 속에서 살고 있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문화예술이다. 너무 가까이 혹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 판단을 유보할 따름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TV를 켰을 때 가장 세련된 광고를 보고, 잘 꾸며진 드라마 세트장, 출연진들의 의상과 패션, 메이크업에 시선을 돌린다.

 

평소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앙증맞고 예쁜 소형 가전제품들,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표지 디자인과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폰, 패션 잡지 속의 모델들, 새로운 차가 나오면 연비는 관심 없고 디자인과 컬러에 먼저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 현대 사회는 거대한 예술의 용광로라는 틀 속에 흡수되고 녹아들기 마련이다. 이처럼 예술은 미술책에서나 보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생활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갤러리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예술을 이제는 욕실과 주방, 입고 있는 옷에서도 볼 수 있다. 벽지만으로도 침실 벽을 우아하게 인테리어를 할 수 있고,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흐의 그림도 주방에서 아침저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수백만 원짜리 명품보다 아티스트의 그림이 그려진 의상 한 벌로 한층 품격이 높아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만큼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가 불투명해졌고, 이제 각자 삶의 문화적 토대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다. 과거 예술에 대한 전통적 개념은 이미 바뀐 지 오래고 떨쳐낼 필요가 있다. 예술이 가진 창의성과 수용성 그리고 다양성을 우리는 각자 상호소통적인 관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예원대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미술평론가 화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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