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뒤 '보천교' 보화문 해체해 이전 복원…신축비 70억 추정…5억대 보험금으론 역부족
△"어떻게 이런 일이" = "안타까워서 말을 못하겠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지난 31일 오전 7시 내장사 대웅전 앞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불자들과 관광객 등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시커먼 재로 변한 대웅전을 바라보는 이들이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백양사에서 온 혜명스님은 "기가 막힌 일이다. 너무 허망해서 말이 안 나온다"면서 "부처님을 모시는 대웅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관광객 김영록씨(72·서울시)도 "어제 왔을 때는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피해 보상은? = 내장사 대웅전이 화재로 전소되면서 피해보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행이 사찰 측이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일정부분의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복원을 위한 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내장사 대웅전은 화재보험회사의 사찰종합보험에 가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이 보험에 사찰 측은 매년 1100여만 원을 보험료로 내고 있으며, 최대 5억 9000만원의 보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장사 측은 난감해 하고 있다. 보험금만으로는 대웅전을 완전히 복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장사 곽정구 종무실장(65)은 "전소된 대웅전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70억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지스님을 중심으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에 탄 내장사 대웅전은 = 화재로 전소된 대웅전은 1958년 재건 당시 정읍 입암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해체된 '보천교'의 보화문을 해체 복원한 것이다. 당초 2층 건물이었던 보화문은 내장사로 옮겨와 대웅전 복원에 사용되면서 단층으로 축소됐다.
다른 사찰과 달리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지어진 목조건물이고, 대웅전을 받치는 높이 3m가량의 기둥이 모두 돌로 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최근 내장사에서는 대웅전을 다시 지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교와는 교리가 다른 보천교의 건물을 옮겨지었다는 이유에서다.
△사찰 화재 잇따라 = 도내 사찰에서의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86년 김제 금산사에서 대형화재가 났었다. 다른 종교 신도의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보물로 지정됐던 '대적광전'이 불에 타 무너졌고, 불상과 불화가 모두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또 지난 2005년에는 김제 흥복사에서 전기누전으로 불이 나면서 대웅전과 불상 등이 불에 탔으며, 2008년에는 천연기념물 463호인 은사리 단풍나무숲이 있는 고창 문수사의 숙소가 전소됐다. 2011년에도 부안 영은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나 사찰 2개 동 중 1개 동이 모두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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