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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만의 가족 상봉

보부상 따라와 진안 정착 김순자씨 부귀 민원계장 도움으로 '극적 만남'

▲ 사진 아래 가운데 김순자할머니부터 오른쪽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사촌오빠 부인, 제부, 여동생 며느리, 사촌오빠, 조카, 여동생 순덕씨, 큰언니 순옥씨, 작은언니 순악씨(맨 왼쪽).
보부상을 따라와 진안군 부귀면에 정착해 가족을 잃은채 49년동안 살아온 한 할머니가 52년만에 극적인 가족상봉의 꿈을 이뤄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진안군 부귀면 거석리 상거석마을에 살고 있는 김순자(73)할머니가 바로 그다.

 

그녀는 전남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농촌 산간부 가난한 가정의 7자매중 셋째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는 집안형편이 여의치 못해 지난 1961년 홀로 집을 나와 길을 잃고 3년간 헤메던 중 호남지역을 순회하던 당시 보부상 이강식씨(작고)에 의해 거둬진다.

 

이씨를 따라 김할머니는 진안으로 들어와 이씨의 집에서 살며 1964년부터 49년동안 부귀면에 정착해 살아 왔다.

 

김 할머니는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해 고향과 가족, 집을 찾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 살았다.

 

이씨와는 부부형태로 살았지만 혼례식을 갖지도 못했고 본적을 모르기 때문에 혼인신고도 하지 못해 이씨만 의지하고 살던중 이씨마저 1986년 사망하자 혼자 남겨졌다.

 

이같은 기구한 사연의 김할머니가 부귀면 송태환 민원계장과 인연이 돼 가족 상봉을 위한 7개월간 30여차례의 면담이 시작됐다.

 

만나면서 인터넷 지명을 검색해가며 하나 둘씩 김씨의 기억을 찾아 52년간의 아련한 세월 속의 고향과 가족을 수소문 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노력은 결실을 맺어 마침내 여수에 사는 언니 순옥씨를 비롯해 순악(순천)씨, 서울에 사는 동생 순덕, 말남(광양)씨, 사촌오빠 기호씨(부산) 등 5명을 만나게 된 것이다.

 

집을 나온 후 처음으로 전국 각 지역에 분산돼 살고 있는 자매들과 사촌오빠가 광양의 말남씨 집에서 뜨거운 상봉을 맞게 된 김순자 할머니는 "살아서는 만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렇게 만나니 이젠 여한이 없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만남을 위해 앞장선 송계장은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무연고 거주민의 척박한 삶이 이처럼 가족의 상봉으로 다소라도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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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 sandak7@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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