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6:43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문화마주보기
일반기사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급하다

▲ 홍성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동학농민혁명 2주갑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2014년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설립된 지 10주년이고,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은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했던 조선의 민중들에게 '인간다움'을 갖도록 한 사상으로 전근대에서 근대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동학농민혁명정신이 항일전쟁과 독립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으로 계승되는 것은 사람을 소중히 여긴 때문이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이고 나아가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억이 아닌 기념과 계승에 연결해야 한다.

 

1926년 천도교 청년당에서 처음으로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당 시대의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50년전 정읍에서 갑오동학농민혁명기념탑을 건립한 것은 '동학난'을 혁명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고, 그 자체로서 또 하나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동학농민혁명 계승사업은 100주년 사업을 기점으로 재평가가 진행되었으며, 2004년 특별법 제정은 본격적인 역사평가가 완료되어져 가는 출발점이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명예회복은 혁명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완성하는 일이면서 아울러 현대적 계승 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 이후 10년이 넘도록 국가기념일은 지정되지 못했다. 국가기념일 지정과 관련한 지역 간의 갈등이 깊어만 가고, 그 사이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모두의 머리에서 사라졌다. 죽기를 각오하고 이루고자 했던 참여 농민군의 여망을 짓밟아 버린 것이었다.

 

특별법 제정 이후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현대적 계승을 모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주갑은 두 번의 삶이 돌아온 것을 말한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계기로 동학농민군이 이루고자 했던 대동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기념사업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민족과 계급모순의 갈등에 대항했던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올바른 계승사업은 계승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혼돈을 초래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출범 이후 기념사업의 주체는 지역단체의 기념사업과 국가 기념사업으로 나뉘면서 각자의 편의적 관점에서 불분명하게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 국가기념일 지정문제가 촉발되었다. 기념일을 어느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일로 정하느냐가 마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의 주도권으로 인식된 결과이다. 이유야 어떻든 논란이 반복되면 진실은 잊혀지고 감정만 남는다. 현재 기념일 지정을 둘러싼 갈등이 바로 이렇다.

 

최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교체되었다. 120주년 사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하다. 국가기념일 지정 없이는 국가적 기념사없도 없다. 하지만 아직 합의된 바도 없고 어는 한쪽이 수긍해주기를 바랄 수도 없다. 그만큼 갈등의 폭은 넓고 깊다. 동학은 '대동'을 토대로 한다. 갈등 속에서 어느 쪽으로 정해지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은 나을 뿐이다. 조심스럽게 특별법 제정일을 기념일로 하고, 농민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하나 된 마음으로 대동세상을 위해 2014년 천하대동판을 만들어 영명한 농민혁명군들을 위무하고 기억하며, 그들이 꿈 꾼 세상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