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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해서 재밌는 한옥마을 관광상품 개발

가능성에 투자한 청년들 모인 '불가능공장'

▲ 전주 한옥마을을 찾은 부산발전연구원 일행이 'MR.WORLD I'm possible factory' 간판이 걸린 '불가능공장'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일행 뒤 건물 맨 오른쪽이 '불가능공장'.

지난 해 연간 방문객 500만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로 자리잡은 전주 한옥마을.

 

전주 향교를 따라 전주한옥마을 끄트머리로 쭈욱 걷다보면 다양하게 늘어선 카페들 속에서 조금은 독특한 간판을 가진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간판에 쓰여진 문구는 'MR.WORLD I'm possible factory'. 이미 간판에서부터 독특한 그들의 정체성이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곳에선 전주한옥마을의 '진짜'를 보여주겠다는 열의로 가득찬 몇 명의 청년들을 만날 수 있다.

 

"어서오세요. 이곳은 불가능을 원료로 다양한 가치를 생산하는 불가능공장입니다."

 

이름부터 모습까지 독특함 그 자체인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반가운 인사가 방문객을 맞는다. 인사를 받으며 들어간 그곳에는 여러 가지 돌이 가득하다. 가지런히 놓여진 돌에는 다양한 메시지가 씌여 있다. '다 잘될거야' 'Just do it'과 같은 자기 암시 메시지부터 '잘 놀다갑니다' '우리 사랑 영원히'와 같은 개인적 내용도 있다. 평범해 보이는 돌에 사람들은 왜 글씨를 써넣은 걸까?

 

"이건 저희가 만든 전주한옥마을 기념품입니다. 전주한옥마을에 와서 이렇다 할 기념품이나 이벤트가 없어서 돈도 안들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봤어요. 전주 한옥마을에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이야길 들어보니 전주한옥마을을 대표하는 기념품이 없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란다. 전주한옥마을의 문화를 직접 두 손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패기넘치는 청년들답다.

 

연신 웃음을 잃지 않는 직원에게 물으니 이곳 '불가능공장'은 청년들이 '가능성' 하나만 보고 만든 실험적인 사업 공간이란다.

 

"이곳은 '불가능'을 원료로 다양한 가치를 생산하는 곳입니다. 청년들의 상상력(soft ware)에 실천(hard ware)을 더해서 불가능 했던 것들을 '기적, 감동, 웃음, 사랑, 스토리'로 만드려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예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 상상했지만 현실이 될 수 없다고 포기되는 일. 엉뚱하고 쓸모없어 아무도 하지 않는 일. 세상에 '불가능'으로 남아있는 것들을 수집하고 가공하고 생산하고 유통합니다."

 

독특한 내부만큼이나 구성원들이 가진 생각도 독특하다. 이곳이 가진 사업분야 역시 독특한데, 그들은 '가능성'이라는 키워드 하나만 가지고도 다양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전주한옥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이다.

 

그들이 전주 한옥마을을 여행컨설팅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약 10년 전 당시, 침체되고 낙후된 지역이였던 한옥마을이 철거 위기에 처하자 새로운 대안으로 한옥이라는 특색을 살려 조성된 한옥마을이 현재는 연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지역에 큰 자산이 된 한옥마을이지만, 짧은 시간에 성장한 부작용 때문인지 내부적으로 겪게 된 많은 지역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관광객의 여행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문제해결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독특한 한옥마을 관광상품을 개발하게 됐다. 바로 '사람지도'를 통한 한옥마을 투어. 그들은 관광객들을 자신들이 개발한 '사람지도'를 통해 안내한다. 이 지도는 한옥마을과 전주의 문화에 대해 각기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관광객들과 만날 수 있게 함으로써 겉으로 드러나는 '건축이나 디자인으로서의 한옥마을'이 아니라 '문화와 가치, 역사를 간직한 한옥마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지도여행'.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자는 그들이 내세울만한 아이템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뜻에 '재미'도 더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최근 전주한옥마을 내에서 이용가능한 인력거를 도입했다. '불가능공장'의 멤버들이 직접 인력거를 끌며 관광객들을 편하게 모시는(?) 것. 겨우 인력거 한 대 분량의 작은 서비스이지만 한옥마을을 즐겁게 만드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그들은 말한다. "불가능은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도전들이 쌓였을 때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다양한 도전과 실패, 그러한 것들이 한옥마을을 바꾸는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능성의 바람'을 일으키는 그들다운 답변이다. 돌멩이부터 인력거까지 매번 독특한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는 그들의 활약이 한옥마을을 전국적, 아니 세계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길 희망해본다. 성재민 문화전문시민(선샤인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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