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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없는 안전한 일터를

▲ 고광재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전북지도원 팀장
지난달 24일 전주시 여의동에 있는 한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회사는 전날 폐기물을 처리하던 중 소각로에서 폭발이 발생하자 다음날 문제의 폐기물을 반출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월 7일에는 전주시 팔복동 소재 한 제지회사의 저장탱크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쓰러져 1명이 숨졌다. 사망한 근로자는 탱크에서 슬러지 제거작업을 하던 동료근로자 2명이 질식으로 쓰러지자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사망했다. 밀폐 공간 내 질식재해로 밝혀졌다.

 

올해 들어 전북지역에서 크고 작은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사고들이 사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고 안전수칙을 준수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는 산업재해로 3988명이 부상을 당하고 96명이 사망했다. 2011년과 비교해 볼 때 재해자는 감소했으나 사망자는 21명이나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전북지역의 산업재해율(재해자수/전체근로자수)은 0.72%로 전국평균의 0.59%에 비해 22%나 높은 수준이다.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전북지역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앞서 예를 든 2건의 사고는 사업주가 관련법을 제대로 지키고, 근로자가 안전에 대한 이해와 작업상의 위험을 사전에 알고 실천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산업현장 안전사고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안전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취약부분은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과 6개월 미만 미숙련근로자, 신규사업장이다. 또한 사고의 형태는 넘어지고, 떨어지며, 신체가 물체나 기계에 끼이는 사고 등이 많이 발생한다. 무엇이 위험한지를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번에 화재사고가 발생한 폐기물업체는 '설마' 하는 안이함과 경제성을 이유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화약류 폐기물을 취급하다 사고가 났다. 또 전날 시험가동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화약 안전 전문가를 배치하지 않고 폐기물 반출 작업을 하다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질식재해가 발생했던 제지 회사는 밀폐공간에서 일을 하던 근로자가 쓰러지자 아무런 보호 장구 없이 구조에 나섰다가 사망했다. 모두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화를 키웠다.

 

셋째, 사고는 일정한 규칙성을 보인다. 안전사고는 발생한 곳에서 반복되며, 사고경험자가 또 사고를 당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고의 규칙성을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전은 실천이다. 안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확인해야 한다. 생활주변이나 일터에서 위험요인을 찾아내 개선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나와 일터의 안전을 지켜주는 지름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현대사회는 생활 속에 위험이 상존하는 위험사회'라는 울리히 벡의 말처럼 위험의 가능성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위험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일터에서 안전을 말이나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옮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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