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르 연주가 이금섭씨 / 국악단 피리연주자 생활 접고 인도 건너가 새로운 음악공부
잘 알려져 있는 나라다.
인도의 대표 악기 중에 하나인 시타르는
몽환적인 음색으로 유명하다.
동양 문화에 매료된 팝스타들이 이미 그들의 음악에 시타르 연주를 직·간접적으로 접목시켰다.
현재 한국에서 시타르 등 인도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은 손에 꼽는다.
시타르를 연주하는 이금섭(53)씨는 특이하게도 국악 전공자다. 정읍에서 나고 자란 이금섭씨는 서울 국악고에서 피리를 공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선배들의 권유와 장학생 제의를 받아 부산에 내려가서 부산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활동했다.
소위 잘나가는 피리 연주자이며, 많은 학생들을 거느린 선생님이 자신의 음악과 삶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저와 스스로 바라보는 저의 괴리감이 컸습니다. 연주자로서의 회의감과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거든요. 틀에 밝힌 삶이었죠."
피리 연주 외에 부산 풍물패의 광안리 바다축제 기획·연출과 아쟁 연주에 까지 분야를 넓혀봤으나 부족감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음악의 폭을 넓혀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중국과 일본 음악에 대해 알아보았으나, 그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인도가 세계적으로 가장 전통과 민속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판단해 지인을 통해 잘나가던 그의 생활을 접고 가족과 함께 인도로 단지 음악 공부를 위해서 건너가게 됐다.
△ 인도에서 음악 공부 다시 시작
수많은 유명한 인도 철학자·시인·음악가가 거주하며, 가장 전통적인 도시로 불리는 바라나시(Varanasi)에서 인도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 인도는 음악원(Conservatory) 혹은 대학원도 인도음악을 모르면 입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스타드 우스만 칸 (Ustad Usman Khan)에게서 1년 공부를 한 뒤 뿌나라는 도시로 집을 옮겨 나드학교(Gandharva Mahavidyalaya-Naad-Pune-한국의 대학원 과정)에서 공부를 그는 3년 만에 졸업하게 됐다. 우스타드는 인도에서 음악 분야의 최고 경지에 오른 명장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인도에서 4년 어렵게 공부를 하고 나니 견문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서양음악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가 다시 짐을 싸서 건너간 곳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알자스 지방, 경제·문화 중심지인 슈트라스부르크(Strassburg)다. 파리와 독일의 국경지대로 유럽 전체의 교통의 요지이며, 문학 작품의 소재로도 인용된 도시다.
국립 슈트라스부르크 음악원(Strasbourg Conservatoir)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데틀레프 키예프(Detlef Kieffer)에게서 지휘와 작곡을 2년 동안 수료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옆나라 오스트리아의 돈빈 음악원(Dorbirn Stadische Musikschule)의 원장이자 지휘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이반 페들레(Ivan Fedle)에게 지휘를 따로 공부하기도 했다.
3년 다양한 공부를 한 후 귀국한 이금섭씨는 여러 대학 등에서 강의와 작곡·연주 활동 중이다. 5년 전 고향으로 귀향한 부모님을 따라 정읍에 새 보금자리를 틀고 작곡과 자신을 위한 연습을 매일 하고 지내고 있다. 작곡과 하루도 쉬지 않는 연주(연습)을 통해서 본인의 만족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시타르를 연주하는 이금섭씨의 모습에선 시타르 연주보다는 악기를 대하는 그의 모습이 잔잔하게 남았다. 고향에서 다시금 음악활동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금섭씨의 모습은 긴 여정을 마친 순례자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시타르의 제대로 된 연주는 접하기 쉽지 않다. 인도의 음악 체계가 그들의 신화 만큼이나 복잡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배우기도 어렵지만 연주하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오랜 기간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을 자기 삶처럼 공부해 온 이금섭씨를 통해서 머나먼 땅의 신비하고 몽환적인 소리가 아닌 한 예술가의 고뇌가 녹아 있는 시타르의 음색을 우리 지역에서 자주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준 문화전문시민(전주 전통문화관 공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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