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특회는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으로 2007년에 설립되었다. 조선학교 무상교육 반대, 외국 국적 주민에 대한 생활보호 지원금 지급 반대, 불법 입국자 추방, 핵무장 추진 등의 목표를 표방하고 있으며, 설립 후 4년 만에 34개 지부, 1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일본 최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조직은 회비 없이 클릭한번으로 가입이 가능한 메일회원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원들 대부분이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사용하고 철저한 비밀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시위는 저급한 욕설과 무식한 폭력으로 일관되며 이런 행동을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생중계하여 격렬한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현재 이들은 한류드라마를 방송한다는 이유로 보수 방송국인 후지TV를 비난하고 있으며, 원전 시설을 유지하고, 핵무장을 통해 일본을 지키자라는 원색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재특회로 대표되는 넷우익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애국?반조선?반중국?반좌익 등을 호소하는 극렬보수단체로 1990년 이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넷우익의 반한 감정이 확대된 계기가 2002년 한일월드컵 기간에 비친 한국인의 응원모습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사이버공간상에서만 활동하다가 '50만 재일코리안에 의해 1억 2천만 일본인이 위협받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애국을 외치고 있다.
프리랜서 기자인 야스다 고이치는 이들을 1년 반 동안 밀착 취재하면서 느낀 몇 가지 사실을 지적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대부분 근거가 없으며 논리성을 결여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특회 회원들의 본모습은 매우 평범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집회에 나가기만 하면 과격한 인종주의자로 돌변한다는 점, 가족과 개인의 신상이 노출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할 만큼 이들은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속에 숨고자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그들의 폭주가 그들 사회 내부에 숨어 있는 증오와 폭력이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맘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적으로 몰아 무차별로 공격을 한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재특회가 비단 일본에만 있는 것일까? 사이버공간상에서 익명성을 보장받는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언어폭력이 행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우리 아이들 또한 스마트한 세상에 살면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기 보다는 저열한 표현과 욕설을 통해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보는 넘쳐 나는데 진실과 거짓을 가리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수용하여 타자를 비판하는 안타까운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우리안에 내재된 폭력이 폭주하지 않도록 조금만 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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