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한지박물관 28일까지 '바람이 머문자리' 전
조선시대 선비들은 의관을 갖춘 뒤 마지막에 부채를 들어야 비로소 외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선비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부채의 모양새와 예술성에 따라 신분을 과시하곤 했다. 이처럼 부채는 당시 명품 역할을 수행했던 것.
명품 부채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선자장 현죽(賢竹) 박인권씨(65)가 1~28일 전주한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바람이 머문 자리 展'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지난 1971년 합죽선에 입문해 현재까지 연구하고 개발한 접선(摺扇)의 모든 형태를 담은 작품이 총출동한다. 귀족이나 왕족이 사용했던 '단오상아 낙죽증선'부터 변죽을 3등분해 이어 붙인 '낙죽대모삼대선'까지 모두 100여점의 작품을 통해 전통 부채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
속살과 변죽에 옻칠을 한 뒤 채화를 그려 넣은 '단오채화사선'. 왕이 신하에게 단오 때 부채를 하사하고 받은 부채를 일가 친척에게 나누는 풍습에서 유래한 단오 사선에 색채를 더해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자태가 돋보인다.
특히 뱀가죽을 변죽에 감아 만든 '룡피칠선'은 그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재현해낸 작품으로 검정색 부챗살과 흰색 한지의 강렬한 대비가 눈길을 끈다.
이처럼 전통적이면서 개성 넘치는 그의 작품은 일찍부터 드라마와 영화 제작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지난 1990년부터 '혈의누', '스캔들', '방자전', '관상', '장희빈', '바람의 화원', '성균관스캔들' 등 영화·드라마에서 사용됐다.
그는 "맑은 물과 좋은 한지가 있는 전주에서 전시를 갖게 돼 기쁘고 전시를 보는 관람객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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