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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발전전략, 전주의 얼 찾기 ② 후백제 도읍지

동고산성 성벽·물왕멀 왕궁·도성 복원 / 관광자원 한옥마을 한계 탈피 외연 확대

전주시가 '전주정신 찾기'를 위해 주목한 곳이 동고산성이다.

 

동고산성의 옛 이름은 전주성으로, 후백제 왕도문화의 유적이 빼곡하게 쌓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견훤은 900년 정개(正開)라는 연호와 함께 후백제를 세우고 완산주(전주)에 첫 도읍지를 정했다.

 

하지만 후백제는 936년 고려 왕건의 공격으로 받아 멸망했고, 후백제 역사의 핵심유물인 전주성(城)도 한동안 빛을 잃었다.

 

조선시대 남고산성이 축조되면서 이에 대비해 전주성은 동고산성이라 불리며 쇠락의 길을 걸었고, 도읍으로 추측되는 물왕멀 일대의 주춧돌은 일제 강점기 철길사업에 쓰이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후백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왕국인 탓에 견훤과 견훤의 나라에 대한 역사인식도 일천하기만 하다.

 

하지만 1100여년이 지난 지금, 전주시는 견훤의 깃발이 힘차게 펄럭이던 후백제의 심장부를 되살리고 있다.

 

후백제 역사 재조명 프로젝트인 '후백제 문화창조 900'이 청사진이다. 900이라는 숫자에는 '견훤이 전주에 터를 잡은 서기 900년부터 제대로 기억하자'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전주시가 후백제 역사에 대한 재조명에 나선 것은 '한옥마을의 외연확장'과 함께 '천년전주의 공간적 자존감 정립'이라는 고심이 새겨 있다. 전주지역의 관광자원이 조선시대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역사적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후백제라는 역사의 더께를 벗겨내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문화재청에 동고산성 국가사적지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후백제 관련 시민강좌를 운영, 전주의 역사적 의미와 후백제에 관한 잘못 인식된 역사를 바로잡아 나갈 계획이다. 국가사적지 지정이 받아들여질 땐 후속사업 진행을 위한 예산확보(국비 70% 지원 가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전주가 경주·공주에 못지않은 고도(古都)로 인정받게 된다.

 

지난 1981년 도지정 기념물로 지정된 동고산성의 경우 발굴작업에 대한 국가예산을 전혀 지원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주시는 이미 그동안 후백제문화 재조명 학술작업을 진행했고, 동고산성 일대의 발굴 작업도 7차례 실시해 왕궁터 등 건물지·문지·성벽 등 22곳의 유물이 찾아냈다.

 

중장기적으로는 동고산성내 토지매입과 성벽복원에 나서는 한편 물왕멀 일원의 왕궁 및 도성 복원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전주시의 바람대로 후백제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전주의 잊혀졌던 고대사(古代史)가 되살아난다면 전주의 도시경쟁력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내가 목적하는 바는 평양의 누각에 활을 걸어놓고 말에게 대동강의 물을 먹이는 것이다'는 용장 견훤의 호연지기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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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epicur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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