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날씨정보 위해 장비 확충·예보관 능력 향상 최선"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폭이 지구 평균보다 2배에 이르는 등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미 인간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전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극한기후현상의 발생일수는 예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전주기상대 정병석 대장을 만나 극한기후현상의 원인과 미래의 기후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준비와 연구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 여름 전주지역에 1주일 넘게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전북지역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주지역의 폭염특보는 지난 7월 19일에 발효돼 5일간 지속됐고, 전북지역에서는 6월 28일 전주와 완주, 정읍지역에서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표됐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일 빠른 것입니다. 특히 6월 1일에서 7월 28일 기준으로 전북지역의 일 최고기온이 30℃ 이상인 일수는 33일로, 1973년 이래 1위(2위 1994년 32.3일, 3위 1988년 28.7일)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열대야 일수는 14.7일로 1973년 이래 1위(2위 1994년 10.7일, 3위 1978년 7.7일)를 기록했습니다. 전북지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계속해서 유입되는 가운데 낮에는 강한 햇볕에 의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이렇게 가열된 열이 밤에 충분히 소산(흩어져 사라짐)되지 못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중부지역에는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등 비 피해가 이어졌지만 중부 이남지역에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북지역의 올 여름철 현재까지의 기온과 강수량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올해 6월 1일에서 7월 28일까지 전북지역의 기상특성을 보면, 기온은 평년(1981년~2010년)보다 높았으며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전북지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363.3㎜로, 평년대비 84.2%의 비가 내렸습니다. 반면, 서울·경기지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605.4㎜(평년대비 165%)로, 전북지역은 서울·경기지역보다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전북지역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조금 적었으나 전라북도의 강수일수는 24일로 평년 강수일수인 22.7일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집중호우, 폭설, 폭염, 가뭄 등 전북지역의 미래 기후변화에 대해 설명해주시지요.
"기후변화 시나리오란 인위적인 원인에 따라 기후변화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예측해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사용되는 선제적인 정보입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지역별, 부문별 기후변화 영향과 취약성을 평가해 기후변화 적응대책 및 온실가스 감축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자료를 제시합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인 RCP에 기초해 기후변화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구 스스로 회복 가능한 경우인 RCP 2.6(CO2 농도 420ppm),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인 RCP 4.5(CO2 농도 540ppm),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되는 경우인 RCP 6.0(CO2 농도 670ppm),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로 유지되는 경우인 RCP 8.5(CO2 농도 940ppm)의 4가지의 기후변화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CO2 농도의 대표 지표가 되고 있는 하와이의 경우 이미 400ppm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현재 11.8℃인 전라북도의 연평균 기온은 RCP 8.5 시나리오에 의하면 21세 전반기(2011~2040년)에 0.8℃ 상승, 21세기 중반기(2041~2070년)에 2.6℃ 상승, 21세기 후반기(2071년~2100년)에 4.7℃ 상승 등 10년당 증가율이 0.64℃로 전망됩니다. 극한기후지수에서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일수를 폭염일수로 정의하는데, 기온분포 및 여름일수와 유사하게 해안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북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봄철과 여름철은 길어지고 가을철과 겨울철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틀릴 경우 많은 질타를 받기도 합니다.
"전국으로부터 다양한 관측 자료가 기상정보통신망을 통해 슈퍼컴퓨터로 모아지면 자료를 분석하고 수치 예보 모델을 예측합니다.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수치예보 모델결과와 기상상황 분석, 예보관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예보가 나오게 됩니다. 즉 예보정확도는 관측, 수치예보모델, 예보관 능력으로 결정됩니다. 종합적인 예보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공백 없는 정확한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수치예보모델 정확도를 높이고 예보관 경험과 실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기상청에서는 수치예보모델을 개선하고, 예보관 능력향상을 위해 예보기술발표회, 위험기상사례분석, 예보모의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측 공백 최소화를 위해 기상관측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습니다. 100% 정확한 일기예보는 어렵지만, 보다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는데 직원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2000대 중반부터 병무청지구 재개발 등 기상대 이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지난 2003년부터 병무청지구 재개발로 인한 기상대 이전 요구로, 기상관측에 적정한 이전 장소를 찾기 위해 혁신도시를 비롯한 전주시내 일원을 대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08년에 전라북도 및 전주시와 협의해 전주시 덕진구에 위치한 가련산공원을 관측 장소로, 공원입구 주택지를 매입해 청사신축 장소로 결정, 기상대 이전사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추진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새로운 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전주기상대는 올 6월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 체결 목적과 주요내용은 무엇인가요. 이 밖에도 유관기관과 협력하고 있는 사항이 있나요.
"전주기상대와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는 덕유산의 기후변화 및 덕유산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 기상·기후업무를 발전시키기 위해 올 6월 20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 기관은 위험기상 및 계절기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덕유산 지역의 기후변화와 생태변화에 대해 공동 조사 연구를 수행하는 등 협력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지역 내 국립공원과의 네트워크를 강화, 덕유산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지역민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또한, 2011년부터 한국도로공사 부안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 서해안고속도로 전북구간(동군산IC~고창IC)에 적설관측지점 3곳(서김제, 부안(줄포), 고창)을 설치·운영해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세 지점의 대설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를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지속적인 관측과 연구를 통해 서해안 지역의 국지 대설예보정확도 향상, 제설작업 업무효율성 증가를 통한 예산절감,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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