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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폐식용유 수거 '돈 먹는 하마'

선성진 의원, 전시행정 지적

▲ 전주시가 폐식용유 수거와 관련해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완주 이서의 민간위탁관리 사업장 입구에 주택단지에 나눠줘야 할 폐식용유 수거용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전주시가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데 사용한 비용이 새 식용유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의 수십 배가 넘는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억 원의 예산을 사용하고서도 폐식용유 수거 용기를 배포조차 하지 않는 등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5일 전주시의회 선성진(중앙·풍남·노송동) 의원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 2008부터 2012년까지'기후변화대응 폐식용유 바이오연료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에 폐식용유 수거용기 2종(공동주택·가정용)을 제작하는 등 국비와 시비 총 9억1000만원을 편성하고, 이중 7억7370만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사업 기간 폐식용유 총수거량은 1만 5776리터에 불과했다. 수거량에 따라 보전해주는 인센티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920만원의 폐식용유를 수거한 셈이다.

 

즉, 7억7370만원을 들여 920만원 어치의 폐식용유를 수거했다는 계산이다. 이는 1리터 폐식용유를 수거하기 위해 4만9000원을 쓴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된 수거용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총 5억2800여만원을 들여 공동주택용 1780개(개당 32만7360원)를, 1억400만원을 투입해 가정용 2만8456개(개당 4900원)을 제작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수거용기가 공급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이날 확인한 결과, A 민간위탁관리 사업장에는 공동주택용 수거용기 748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업체는 뒤늦게 적치된 수거용기를 천막으로 가렸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시민들의 참여율도 저조했다.

 

지난 2012년 1년간 1리터도 수거되지 않은 곳이 전체 255곳 중 146개소였다. 전체 57.3% 달하는 수치다.

 

더구나 상당수 주민은 가정용 폐식용유 수거용기 자체를 알지 못했다.

 

'수거용기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주부 김모씨(48·전주)는 "시민의 세금이 아니었다면 제작하고도 사용하지 않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며 "폐식용유를 모으는데 더 비싼 용기를 제작하는 사고방식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의회 선성진 의원은 "사업 인센티브 예산을 편성하고도 잔액 발생, 수거용기 수요예측 실패, 가정용 폐식용유 수거용기 제작 및 배포 문제, 용역 시행의 적정성 문제 등 사업 전반에 걸쳐 계획이나 타당성 검토가 선행되지 않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의 실태"라며 "폐식용유 수거를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추진한 사업이었는데 더 많은 자원을 낭비하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결과를 낳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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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나네 nane0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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