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조합 "현행 단가로는 적자…고사 위기" / 새만금 방수제·혁신도시 사업 타격 클 수도
철근가공업체들이 오는 20일부터 철근 가공 생산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어서 일선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대형건설사와 제강업체들이 철근가공업계가 요구한 단가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조치로 산업현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도내 철근가공업계에 따르면 철근가공협동조합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철근 생산 공급 중단을 의결, 20일부터 철근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철근가공협동조합은 "현행 가공 단가는 톤당 3~4만원을 받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 가격으로 이 기간 동안 인건비와 설비비·자재비가 200% 이상 상승, 적자가 불가피해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입장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형 건설사와 제강업계에 가공단가 3만원(1톤 당)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철근 공급 중단이라는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행히도 소규모 공사현장의 경우 겨울철 콘크리트 타설이 휴무에 들어가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 건설현장의 경우 철근 공급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공사 중단에 따른 공기지연 등의 사태가 우려된다.
특히 전북의 경우 새만금 방수제 건설 및 전북혁신도시, 전주 만성지구 개발 등의 굵직한 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철근가공업계는 지난 2002년 당시 가공단가를 톤당 5만원까지 받았지만 올 초 들어 3만원까지 단가가 하락, 계속된 적자로 연쇄 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단가 급락의 이유로 대형 제강업체들이 건설사로부터 철근공급 및 가공분야까지 일괄 수주 받은 뒤 가공업계에 싼 값에 재하도급을 주는 관행에서 기인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도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현장에서 직접 철근을 가공할 수는 있지만 비용이 두 배 넘게 들고 공장부지와 설비를 갖추는 데만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며 "사실상 도내 업체 가운데 이 같은 능력을 갖춘 업체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철근가공조합의 공급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소규모 건설업체 부도 사태도 잇따를 수 있다"며 "관련 당국의 조속한 중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철근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제강사들이 건설업체로부터 철근물량을 수급 받는 과정에서 철근가공분야를 포함시켜 최저가로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며 "특히 철근가공 분야 하도급 계약 시 중소업체들은 가격인하를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단가 현실화를 통해 최소한의 생존권을 마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