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받침 심초석 옮기며 공사 착수 / 6층까지 기존 석부재 활용 탑 복원
국내 현존하는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석탑인 익산 미륵사 석탑이 일제강점기에 덧씌워진 시멘트를 벗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위한 복원공사를 시작했다.
문화재청과 전북도는 26일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현장에서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을 갖고 탑의 중심이 되는 기둥 받침돌인 심초석(心礎石)을 원래 자리에 옮기며 복원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복원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심초석 놓기에는 문화재청 최병선 건축문화재연구실장과 최종덕 문화재청 문화재보존정책국장, 월주 큰스님, 전북도 박성일 행정부지사, 이한수 익산시장, 김대오 익산시의장 등이 참여했고, 문화재청 관계자와 관람객 300여명이 함께했다.
북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중요무형문화재 제120호 이의상 석장 지휘 아래 광목천에 매단 무게 1.2톤짜리 방형 심초석은 탑 중심에 조심스럽게 안치됐다. 이로써 국보 11호인 이 석탑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콘크리트로 보수한 이후 1세기 만에 콘크리트를 벗고 새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복원을 통해 석탑을 해체 보수 직전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기로 방침으로 정하고 원래 9층 규모 중 6층(높이 14.6m)까지만 석탑을 복원할 계획이다. 기단에서부터 2층까지는 온전하게 복원하며, 3층 이상은 해체 보수 이전 상태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새 석재 사용은 최소화 하고 기존 석부재를 최대한 활용한다. 탑 복원에 쓰이는 석재는 전체 무게가 1800t에 이른다.
문화재청과 불교계는 미륵사 석탑 복원을 추진하면서 지난 2009년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을 원래 있던 자리에 봉안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당시 발견된 금동부처 진신사리 진품을 비롯해 모조품으로 된 발굴유물과 불교계에서 요구하는 금판발언문 등을 내년 초 봉안한다는 계획이다.
월주 큰스님은 “백제왕의 간절함이 담긴 사리장엄이 서기639년 미륵사 석탑에 봉안되었고 기적적으로 고귀한 사리장엄과 감동을 주는 사리가 발견됐다”며 “불자의 생명과도 같은 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탑이 복원되는 고귀한 자리에 섰다”고 복원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미륵사 석탑은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역사적 가치와 진정성 회복을 위해 해체 보수가 결정된 뒤 2001년 10월31일 해체가 시작돼 2010년 완료됐다.
복원의 대장정은 2016년 8월까지 계속되며, 해체에서 발굴, 복원에 이르는 총사업비는 195억원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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