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은 이 땅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민중항쟁이었다. 1년여의 기간에 연인원 30만 명의 농민 대중이 참여했고, 최소한 3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
특히 당시 일본군의 농민군 집단학살은 20세기 군국주의 일본이 한국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저지른 민간인 대량학살의 시초였다.
동학농민군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일본군과 청군이 조선 땅에 들어와 그들끼리 청일전쟁을 벌였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이 전쟁의 격전지였던 평양에서 숱한 조선인 백성이 희생됐다.
일본은 이 전쟁에서 이겨 동아시아에서 맹주로 떠오른다. 동학농민군의 항쟁은 일본군의 무력에 좌절됐고, 16년 후 조선은 일제에 병합됐다.
소설 ‘동백’은 이러한 화석화된 기록에 뼈대를 세우고 숨을 불어넣어 생기를 불어넣는다. 승자(勝者)의 기록인 역사를 뒤집어 ‘실패한 혁명’으로 불리는 동학농민혁명을 패자(敗者)의 시각에서 재해석했다.
아울러 역사소설이지만 ‘소설’보다는 근본적으로 ‘역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역사에 대한 예의를 갖춘 작품이다.
전봉준 공초록(供招錄·진술서)과 동학농민군의 선언문, 격문, 통문 등 일부 사료 외에 농민군의 기록이 전무한 한계 속에서도 저자는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이기보다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려 애쓴다.
저자의 의지는 ‘작가 후기’에 잘 드러난다. 저자는 “지나치게 극화한 역사는 오히려 바른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다”면서 “하여 나는 역사를 쓰고 싶었다. 소설적 구성은 사실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에만 머물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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