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혼자 웃었습니다
정말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지가 혼자 노랠 불렀습니다
죽어도 아무 말 안 했는데
지가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잊어버리자고
잊어버리자고
마른번개 진저리치듯
저 홀로 흐느끼더니
화엄제비꽃쯤에 가 이른
그녀는
육탈된 바람이 되었습니다
△조기호 시인은 1960년 〈문예가족〉으로 등단. 시집 〈신화〉 〈아리운 이야기〉 〈백제의 미소〉 〈헛소리〉 등 16권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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