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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힙합 레이블 '커브사이드 클랜'] "각자 힘들지만 음악열정으로 뭉쳤죠"

청각장애 래퍼 박이녕씨 등 / 13명 역할분담 연습 꾸준히 / 내달 28일엔 두번째 콘서트

▲ 힙합 레이블 ‘커브사이드 클랜’ 멤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똘똘 뭉친 13명의 청년이 있다. 무대 위의 자유를 즐기는 힙합(hip-hop) 레이블(label) ‘커브사이드 클랜(Curveside Clan)’.

 

이들은 높이 있는 무대가 아닌 청충과 같은 시선의 길거리에서 외침의 욕구를 표출한다. ‘엉덩이(hip)를 흔든다(hop)’는 본래 뜻처럼 비트와 가사로 관중을 들썩거리게 한다. 이들은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랩으로 배설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입을 모았다.

 

커브사이드 클랜은 지난해 1월 만들어진 뒤 같은 해 6월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9월 게스트 공연 이후 연말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첫 번째 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은 지난 2008년 2월 전주에서 결성한 스크리머스 크루(ScreamerS Crew)에서 갈라져 나온 멤버와 온라인을 통해 일부가 합류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아 ‘커브사이드 Curveside’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더인 이재신 씨(26)는 “각자 활동을 하다 혼자라는 한계를 느껴 팀을 구성했다”며 “팀 공연을 요구하거나 청음하고 모니터링 해주는 동료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씨와 매니저 역할을 하는 박이녕 씨(27)를 비롯해 DJ 이경래(27), 사진 송수경(26), 이남규(24), 강준영(23), 디자이너 한국인(23), 프로듀서 윤민영(21), 비트메이커 이연성(19), 이길현(19), 정주용(19), 이영종(19), 정건무(18) 씨 등으로 팀을 구성했다. 모두 래퍼이면서 각자 역할을 나눴다. 작사부터 비트 붙이기, 공연 준비 등 처음과 끝을 자체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할 분담은 필수였다.

 

이 가운데 맏형인 박이녕 씨는 ‘청각장애 래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2년 10월 KBS‘안녕하세요’에 출연해 장애로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지만 힙합을 한 뒤 자신감을 얻고 음악에 심취했다는 사연과 함께 귀의 상태 때문에 음악을 지속할지 말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커브사이드 클랜은 현재 전주 동문거리 한 켠에서 각자 노래를 가녹음을 하고 청음한 뒤 서로 피드백을 통해 연습을 하고 있다. 창작 멜로디와 MR(Music Recorded, 반주음악)에 맞춘 청춘의 과제인 사랑, 현실의 고달픔, 허세가 이들의 주요 주제다.

 

박이녕 씨가 방송 출연 이후 겪을 일을 쓴 가사의 경우 유명세를 탄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받은 상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동안의 내 사정을 듣고 순순히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은 존재했고/난 순진하게도 그들중 일부 쓰레기같은 부도수표들이 내민 줄을/아무것도 모른채 감사하며 받았지만 또 수수밭 위 썩은 동앗줄들”

 

박 씨 등 멤버 대부분이 “힘든 상황에서 음악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고 싶은 일로 웃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월 연습실을 마련했지만 그전에는 원룸을 빌려서 벽에 계란판을 붙이고 연습하기도 했다.

 

강준영 씨는 “생계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커 무대를 내려 오는 동시에 현실이 밀려온다”며 “일이 끝나고 밤에 연습실에서 녹음하고 첫 차를 타고 귀가하지만 음악을 하는 시간만큼은 행복하다”고 들려주었다.

 

이연성 씨는 “스펙을 쌓는데 열중인 친구들은 되려 우리를 부러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길현 씨는 “그래서 우리 팀은 실력보다는 지속할 수 있는 의지가 먼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추위가 가시면 전주 오거리·객사 인근과 전북대 앞에서 버스킹(busking, 거리공연)을 지속할 예정이다. 오는 28일에는 게스트 공연이, 다음달 28일에는 커브사이드 클랜의 두 번째 콘서트가 펼쳐진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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