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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오만

▲ 전천운 호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는 일상에서 외국인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외국인 같은 한국인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주로 이주여성이거나 다문화 가족들이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세계화와 다문화사회를 실감케 하는 현상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행여 그들의 생물학적 차이를 강조하거나 심리적 칸막이를 쳐놓고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도 엄연히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그들에게 민족적 편견과 오만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편견과 오만이 진정한 이해와 사랑에 얼마나 큰 장애물이 되는가와 이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사랑과 이해의 노력이 필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은 오만한 태도를 가지기 쉽고 오만한 사람은 남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다. 이러한 편견과 오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을 존중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기울이고 있는가?

 

우리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다. 국가나 민족 간의 장벽은 허물어지고 문화와 문화 간의 칸막이는 걷어지고 있다. 바야흐로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가 세계화로 치닫고 있고 다문화사회가 급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 민족, 문화 간의 소통과 융합의 가치가 숭상되고 분열과 갈등이 무가치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하나의 지구인으로 평화와 공존을 지향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평화와 공존은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소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구조와 행동양식은 이러한 상황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타국가, 타민족, 타문화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과 오만이 엄연히 존재한다. 특히 후진국에 대한 편견과 오만이 만연되어 있다. 국수주의나 민족주의는 이미 낡은 고전이 되어버렸건만 우리의 의식 한 구석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외세의 압제와 굴레에서 벗어나 민족적 독립을 이뤄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족공동체를 강조해왔던 역사, 해방이후 남북한의 극단적 대치상황에서 경제발전을 이루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국가공동체를 강조해왔던 역사의 잔재이며 후유증이라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수가 140만 명을 넘어섰고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자녀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에 대한 인식개선과 제도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특히 농도인 전라북도는 타 광역시에 비해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전라북도 차원의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에 대한 보호정책의 강화와 더불어 이들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특히 이주여성의 경우 언어 및 문화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언어교육, 가족교육 및 상담, 임신과 출산, 양육 등의 다양한 보호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된다. 이주여성이나 다문화가족은 잘 보호하고 가꾸면 나라의 큰 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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