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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예술가-비보이 '소울 헌터스' "비보잉, 문화의 한 장르로 인식되길"

2006년 결성, 벌써 9년차 / 팀원 각자의 색깔 존중 / 비보이·DJ·MC로 전국망

   
▲ 지난해 4월 전주 영화의 거리에서 ‘소울 헌터스’ 멤버들 한자리.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기 전 풋워크(Footwork)로 몸을 푼다. 바닥에 손을 짚고 음악에 맞춰 한쪽 다리는 펴고 다른쪽은 접은 상태를 번갈아 가며 제자리에서 돌았다. 구르기와 돌기를 반복하는 업락(Uprock)에 이어 손목으로 몸을 떠받치며 순간 정지 동작인 프리즈(Freeze)를 구사했다. 다른 켠에서는 5명이 거울 앞에서 간격과 줄을 맞추며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있었다. 평일 각자 연습을 하다가도 주말이면 어김없이 모두 모인다.

 

지난 12일 오후에 찾은 전주시 완산구 태진로 청소년문화의집 강당에서는 비보이팀 ‘소울 헌터스(Soul Hunterz)’가 오는 6월 말 있을 댄스컬 공연 연습에 한창이었다.

 

소울 헌터스는 군복부 중인 팀원을 제외하고 현재 강장원(23), 문원진(24), 박홍혁(23), 양지원(22), 이준용(22), 이지훈(25), 최상철(25), 한솔(23), 허경구(22) 등 9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팀이 결성돼 내년에는 10년차 비보이 그룹이 된다. 힙합의 4대 요소 가운데 벽화 미술인 그래피티(Graffiti) 아트를 제외한 스트리트 댄스인 ‘비보이(B-Boy)’, 노래를 선곡하는 디제이(DJ), 노래하는 랩퍼(MC)로 역할도 분담하며 전국을 누비고 있다. 지난해에는 KBS전국노래자랑 상반기 결선 대회의 시작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대표인 문원진 씨는 “행사가 많을 때는 한달에 20차례 무대에 선 적도 있었지만 지난 2012년부터는 공연 횟수를 줄이고 대회나 연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그냥 춤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좀더 진지하게 파고들고 문화 자체를 즐기게 됐다”고 말했다.

 

박홍혁 씨는 “공연을 적게 하니까 아무래도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관객과 만나는 횟수가 줄어 조금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공연만을 위한 팀이 아닌 만큼 실력과 경력을 쌓아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장기적으로 팬심을 얻을 수 있다”고 보탰다.

 

6년에서 10년 가까이 춤을 춘 이들은 팀원의 개성을 추구한다.

 

이지훈 씨는 “남들이 하지 않는 고유한 동작을 개발·연습해 변형된 무브(mov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팀 색깔은 개인의 색깔이 뭉친 것으로 개성을 인정할 때 나온다”고 설명했다.

 

강장원 씨는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힙합 문화 자체를 즐겨야 몸에서 품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용 씨도 “2~3개월이면 어느 정도의 기술은 가능하지만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힙합 정신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유로운 표현으로 한계가 없고 다른 장르의 동작도 차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매력이다”고 덧붙였다.

 

소울 헌터스는 전주를 대표하는 팀이지만 비보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는 서운함을 나타냈다.

 

최상철 씨는 “한때 대중매체에서 비보이를 문화 첨병으로 조명하면서 상업적으로 화려한 것처럼 노출하다가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지고, 지원이나 대회도 적어졌다”며 “사회적으로 춤 추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버겁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비보이 공연을 흔하게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했는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며 “병원의 환우를 위한 행사인 줄 알고 갔는데 특정인이나 단체를 위한 자리였다”고 들려주었다.

 

오는 6월 말 경찰과 도둑을 주제로 댄스컬 공연을 앞둔 이들은 비보이 문화가 인정받는 환경을 바랐다.

 

문 씨는 “후배들이 많이 생기고 비보잉이 문화의 한 장르로 인식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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