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해 ‘296명 사망·실종’이라는 대참사가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사건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은 안타까움과 분노가 엇갈리는 착잡한 심경이다.
특히 21년 전인 1993년 10월 10일 무려 292명의 생명을 앗아간 부안 위도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의 악몽을 가슴에 묻고 있는 도민들에게 이번 진도 여객선 참사는 치를 떨게 했다.
이번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로 지적된다. 안전 불감증과 뒤떨어진 위기 대응 능력이 사고를 키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이 해상에서 암초에 부딪치는 듯한 굉음과 함께 크게 기울었지만 구조 신고가 늦어지는 바람에 골든타임(사고 직후 30분)을 놓쳤다. 게다가 선실에서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 등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있다가 한꺼번에 몰살당했다.
지난 2월19일 한국선급으로부터 선박 안전검사를 받았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합격 판정’을 받은 세월호는 이날 구명뗏목 46개 중에서 불과 2개만 작동됐을 뿐이었다. 구명뗏목이 제대로 펼쳐졌다면, 승객들의 탈출이 훨씬 원활했을 것이다. 경찰은 구명뗏목이 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았는지를 밝히는 한편, 한국선급과 선사 사이에 암묵과 뇌물이 오갔는지 여부까지 조사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는 15일 밤 9시 인천항에서 출항했다. 밤안개가 짙어 인천항에서 출항한 유일한 선박이었다. 승객의 안전보다 더 우선해 고려할 일은 없다. 당시 출항이 무리한 결정은 아니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정상 항로를 지켰는지도 제대로 밝혀야 한다. 정상 항로를 지켜 운항했다면 암초에 부딪치는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 선장 등 일부 선원들이 승객과 배를 끝까지 지키지 않고 먼저 탈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엄격한 조사와 함께 조치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찌든 지긋지긋한 안전불감증을 불식시키고, 재난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처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 점검, 개발, 실행 등 근본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
1970년 12월15일 침몰해 323명이 사망한 남영호 사고, 1993년 10월 10일 부안 위도 파장금항 앞바다에서 침몰해 292명의 사망자를 낸 서해훼리호 사고 등 대형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안방에서조차 국민 생명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나라가 어떻게 OECD 회원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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