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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서양에서 바라본 한국 문학

김승우 전주대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의 시와 노래〉

한국의 문학이 19세기 영미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논의되고 소개되었을까. 전주대 김승우 교수(국어교육과)가 한국 문학과 문화를 연구했던 19세기 서구인 9명의 연구를 한데 모아 책으로 펴냈다. <19세기 서구인들이 인식한 한국의 시와 노래>(소명출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제임스 게일, 호머 헐버트,엘리 랜디스, 프레더릭 밀러를 포함 클로드 샤를 달레, 에른스트 오페르트, 위리엄 그리피스, 모리스 쿠랑, 애나 스미스 등 9명의 서구인들의 한국시가관, 한국문학관, 한국문화관, 한국관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서구인들이 남긴 19세기 중엽까지 한국 관련 기록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할 때 그 분량이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도 단편적이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독립적으로 다루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19세기 중엽 이후 프랑스 신부들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저자는 보았다.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저작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 (1874년). 이 책은 천주교의 박해와 순교자들의 약전 위주로 구성됐지만, 교회사를 본격적으로 서술하기에 앞서 한국의 전반적인 사정을 ‘서설’로 풀어놓았고, 그 중 한국의 유흥문화 일부가 소개됐다. 달레는 여기서 기녀의 신분과 기예, 유랑 예능패의 황동과 폐단을 언급했고, 판소리를 일종의 극으로 규정하면서 명창이 더늠을 확대해 가는 특색에 관해서까지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1890년대에 나온 서구인들의 한국 관련 저작은 대부분 문호 개방 이후의 견문을 반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프랑스인 서지학자 모리스 쿠랑의 <한국서지> 는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쿠랑은 한국시가의 층위와 특징에 관해 여러 중요한 견해를 내놓았다. 이러한 쿠랑의 관심이 추후 한국의 극에 대한 고찰로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사항이라고 보았다.

 

1890년대를 기점으로 프랑스 신부들이 이끌어 왔던 한국 관련 연구는 점차 영미권 개신교 선교사들이 주도하며, 특히 게일은 한국의 시와 문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잡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제임스 게일과 더불어 1890년대 중반부터 한국문학 및 시가 분야의 논의를 이끌었던 또 다른 영미권 선교사는 호머 헐버트. 1896년에 잇달아 발표한 <한국의 성악(korean vocal music)> 과 <한국의 시(korean poetry)> 에서 헐버트는 한국시가가 서구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상호적 관점을 전제하면서 그 주요 갈래와 특질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시가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촉발된 헐버트의 연구는 소설에 대한 관찰과, 극에 대한 논평으로 이어졌다.

 

영국 성공회 소속 의료 선교사였던 랜디스는 <한국 어린이들의 노래(rhymes of korean children)> 에서 한국의 여러 동요 작품을 정확히 음사 및 영역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한편, 주요 어구에 상세한 해제까지 덧붙임으로써 한국 동요의 특질을 잘 보여줬다.

 

1900년대 들어 미국인 선교사 프레더릭 밀러는 가사를 한국시가의 대표적 갈래로 부각시켰고, 한국시가의 구성 원리와 요소를 정교하게 탐구한 점, 강약율 모형을 바탕으로 한국시가의 율격을 진단한 점 등은 이전 시기 논자들에게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로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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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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