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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얼 태권도, 세계속의 태권도원] 2부 세계속의 태권도-⑤세계인이 즐긴다

전 세계 200여개국·7000만명 수련 / 미국, 운동종목 넘어 교육제도 정착

“태권도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가져다줍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은 친구(good friends)를 사귀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태권도 한마당에 참가한 에릭 홉스(Eric Hobbs, 55)씨는 부인 및 딸과 함께 온 가족이 8년째 태권도를 즐기는 태권도 가족이다. 온 가족이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했지만 그 목적은 서로 다르다. 그는 격파 부문 선수로 참가해서 금메달을 땄고, 딸 줄리아나(Juliana, 13)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으며, 부인은 가족들을 뒷바라지 했다. 목적은 서로 달랐지만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태권도’가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참가한 데이비드 쉐델(David Seidel, 11)은 품새 부문에 참가해 금메달을 따냈다. 태권도를 시작한지 3년 됐으며, 빨강띠를 매고 검은띠와 겨뤄서 이겼다. 그러나 그보다 더 기쁜 것은 태권도를 통해서 아들이 변화한 것이라고 아버지 데이비드(51)는 말한다. 아버지 데이비드는 미육군 소속 장병으로 한국과 중동 등 해외근무를 오래했다. 그러다보니 아들의 학교생활은 엉망이었다. 어려서부터 왕따를 당했고, 집중력이 떨어져 성적도 바닥이었다. 도무지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는데, 태권도를 가르친 이후 정신력과 집중력이 좋아지면서 태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호신술을 배우면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게 되고, 자신감을 갖고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는 아들 쉐델은 태권도를 ‘즐기면서 배운다(fun and learning)’며 이러한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페레카(Christina Feraca, 50, 여)씨는 25세 때부터 25년 동안 태권도를 연마했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3~4차례씩 운동을 한다는 그녀는 이번 대회 파워 격파 부문에서 은메달을 땄다. 태권도의 장점은 건강과 자기확신, 긍정적 사고, 리더십 등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태권도문화엑스포에 참가한 대학생 댄드리지 도미니크(Dandridge Dominique, 19)씨는 “어려서부터 뭔가를 해보고 싶다고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것이 태권도였다”고 말했다. 다섯 살 때 두 사람이 태권도 동작을 하는 것을 우연히 보고 너무 멋있다고 느꼈었다는 그는 이번 대회에 소아과 의사인 엄마 멜린다이(Dandridge Melindai, 39)와 함께 왔다. 그의 엄마는 원래 다른 운동을 하다가 그가 태권도 유단자가 된 것을 계기로 태권도로 종목을 바꿨다. 태권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녀는 “진료 과정에서도 행동이 나쁘거나 정신집중이 잘 안되는 아이들이 있으면 태권도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참가한 쥴리어스 뷰레이(Julius Burai, 76)씨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을 지니고 있었다. 애초에 유도를 하다가 태권도의 스피드와 박진감, 스릴에 반해 태권도로 전향한지 37~38년째 됐다는 그는 “태권도는 강한 정신과 극기심을 심어준다. 몸과 영혼을 함께 단련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 자기 수양에 정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주에서도 태권도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소개하며, 5~6만 명 정도의 수련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맬버른에 있는 5개의 도장에 16~170명의 유단자가 있는데, 그중 70명 정도가 성인이라는 그는 “호주에서는 나이든 사람도 태권도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7000만 명의 수련생을 가졌다는 태권도는 이제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가 됐다. 오대양 육대주 어느 곳에도 태권도가 발붙이지 않은 곳은 없다. 인종도 나이도 국적도 성별도 가리지 않는다. 그 어느 종목에 비해 인기도 높고, 태권도 사범들에 대한 예우도 깍듯하다. 단순한 기술만이 아닌 정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의 태권도는 이제 하나의 운동 종목을 넘어 교육제도로 정착되고 있다. 수련생들은 도장을 들어설 때 누가 보든 안보든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고개를 숙인다. 사범이나 관장 등을 만나면 그 자리에 멈춰서 두 다리를 모으고 공손하게 경례를 한다. 미국에 있는 태권도 사범들이 태권도를 하나의 교육체계로 만들어 잘 가르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창 출신의 이현곤 사범은 자신을 사부라고 칭한다. 아버지처럼 가르치는 스승이라는 뜻이다. 정읍 출신의 박연환 사범도 전미국 태권도교육재단 상임이사 겸 고문으로 태권도를 미국 공립학교에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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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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