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22:27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한글날…외국인·새터민이 본 '한글 현주소'] 'ㅇㅋ·노잼'…말 줄임 난무 "한국인, 한글 소중함 몰라"

드라마·영화·인터넷 기사 제목서도 빈번 / "배울 때 듣지 못했던 말 최근 부쩍 많아져"

‘ㄴㄴ(NO NO), ㅇㅇ/ㅇㅋ(OK), 노잼(No+재미=재미없다), 노답(No+답=답이 없을 정도로 답답함), 존잘(엄청 잘 생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주 쓰이는 언어로, 10~20대 젊은층에게는 그리 생소하지 않다.

이 같은 단어들은 일상을 넘어 TV프로그램 자막으로 등장할 정도로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한글을 배운 지 얼마되지 않은 외국인이나 북한 이탈주민에게는 암호에 가깝다.

 

드라마나 영화 제목, 인터넷 기사 제목에서도 이와 같은 ‘말줄임’이 난무하고 있다.

 

한글날(9일)을 하루 앞둔 8일,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북한 이탈주민들로부터 우리글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인들은 한글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생활 12년째인 제니타 벤존씨(41·여·필리핀)는 “처음 한글을 배울 때 듣지 못했던 말이 최근 부쩍 많아진 것 같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말이 줄임말이 되고, 매번 다르게 바뀌어서 적응하기 힘들 때가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벤존씨는 “앞으로 어린자녀와의 의사소통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2006년 북한에서 건너온 김모씨(35·여·전주시 평화동)는 “북한에서는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이 잘 되지 않은 탓에 손글씨를 많이 썼다”며 “이쪽 사람들은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다보니, 빠른 것을 선호해서인지 제대로 뜻이 통하지 않게 말을 줄여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서너살 어린나이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며 “한글도 제대로 떼지 못한 아이들에게 외국어부터 가르치는 것은 우리민족의 소중한 유산인 한글의 소중함을 망각하는 행위”라며 안타까워했다.

 

외국 유학생의 눈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글 외면은 심각했다.

 

우석대 재학생인 진가씨(25·여·중국)는 “한국의 드라마나 노래가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글에 대한 아시아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면서 “한자보다 쓰기 간결하고 표현력이 풍부한 한글은 정말로 우수한 글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진씨는 “하지만 정작 한국사람들은 한글날을 단순히 ‘하루 쉬는 날’정도로 여기는 등 그다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명국 psy2351@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