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전문가 임안자 씨 〈내가 만난 한국영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했지만 한국영화의 유럽 진출기가 오롯이 담긴 영화사적 기록이다. 이와 함께 그가 국내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뒤 제3세계의 작품을 발굴해 국내에 소개한 여정도 더했다.
임 씨의 신간 <내가 만난 한국영화> 는 그가 도내 월간지 <문화저널> 에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임안자가 만난 한국영화’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로 이뤄졌다. 문화저널> 내가>
그가 지난 1990년부터 최근까지 우리 영화를 유럽 각국 영화제에 소개하는 이야기를 고갱이로 했다. 여기에 각 영화제의 성격과 특성, 역사, 알력 관계 등도 곁들여 영화제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상식도 선사한다.
스위스 로카르노·프리부르, 프랑스 낭트·아미앵·라로셀·칸, 이탈리아 토리노·몬테카티니, 독일 뮌헨·베를린,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네덜란드 로테르담, 체코 카를로비 바리 등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우리 영화의 수상이나 상영 등을 계기로 그가 인터뷰했던 영화인과의 일화도 전한다.
지난 1994년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주제로 독어권 3개국에서 6개월간 한국영화 순회 상영, 2000년 스위스 취리히 동양박물관과 공동으로 ‘무속 불교 유교’에 해당하는 한국영화 회고전, 2001년 카를로비 바리영화제 장·단편 회고전, 2005년 독일 베를린여영화제 ‘임권택 회고전’, 지난해 한서 수교 50주년 기념 한국영화 특별전 등 그가 기획했던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도 곁들였다.
그에게 영화평론가,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한국영화 해외 회고전 프로젝트 기획자 등의 수식어가 붙게된 연유를 살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3세계 영화를 발굴·상영한 이야기도 실었다. 쿠바, 마그레브, 중앙아시아, 옛 소비에트, 터키 영화 등의 회고전을 기획한 이유와 가치를 되새겼다.
임 씨가 우리 영화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의 나이 47살 때다. 진안 출신으로 1960년대에 한국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한 배경이 작용했다. 지난 1989년 8월 당시 친구인 ‘바젤 자이퉁’의 영화부 편집장 브루노 야키의 부탁으로 그 해 로카르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배용균 감독을 인터뷰하면서 이쪽 길로 빠져들었다.
그는 이를 기화로 한국의 영화전문지에 글을 썼다. 한국영화를 유럽에, 유럽영화를 한국에 알리면서 각종 영화제에 참여하고, 영화인과 친분을 쌓았다. 특히 한국 감독들이 유럽 영화제를 찾았을 때 통역이나 취재를 지원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이런 과정에서 그가 국내·외에 형성한 ‘미친 인맥’도 눈길을 끈다. 전 이탈리아 페사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아드리아노 아프라 평론가, 임권택 감독,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등이 기꺼이 그의 책에 축사를 실었다.
임안자 씨는 스위스 프리부르대학에서 신문학과 영화사를 전공했다.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국제영화협회의 회원이다. 지난 1996~2003년 부산국제영화제 고문, 2004~2008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해외 증진 공로상, 2000년 김대중 대통령 표창장,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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