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체벌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에서 가끔씩 ‘학생이 교사 폭행’ 등 교사들의 교권, 인권이 무너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당수 학생이 여전히 체벌을 받고, 학교를 ‘숨 막히는 곳’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유감이다. 교육계가 떠들썩하게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했지만, 실제로 후속 조치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학교+너머 운동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28일 발표한 학생 체벌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학생 45.8%가 체벌을 자주 또는 가끔 겪는다고 응답했다. 머리 길이를 규제받았다고 응답한 학생도 49.9%에 달했다.
이같은 사정은 전북지역도 비슷했다. 전북 지역 응답자 290명 중 체벌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42.1%로 전국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직접 때리지는 않지만 오리걸음, 엎드려 뻗쳐 등으로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을 자주 또는 가끔 경험한다는 응답은 58.6%에 달했다. 전북에서는 이미 2011년에 체벌이 금지됐고, 지난해 7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공포됐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체벌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 머리 길이 규제가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1.1%, 머리 색깔이나 모양에 대한 규제가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72%로 나타났다. 보충학습이나 야간자율학습 등을 강제로 한다는 응답이 46.7%, 성적 공개 등으로 인해 모욕감을 받았다는 응답이 38.4%였다. 응답자 중 63.8%가 교칙 등에 학생 의견이 전혀 또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고, ‘학교에 있으면 숨이 막힌다’는 학생도 30%가 넘었다. 설문 결과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교육계 대응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다. 인권조례가 제정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인권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학생은 14.5%에 불과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8월에서야 ‘전북학생인권센터’문을 열었다. 학생 체벌 금지, 학생의 양심과 종교·표현의 자유 보장, 야간학습 강요 금지 등을 조례로 제정한다고 학생 인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인권문제가 해결되려면 성적을 우선하는 교육방침과 교사들의 의식이 변해야 하고, 교사와 학생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학교를 만드는 조치가 선결돼야 한다. 교육계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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