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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심' 나이에 전하는 행복론

김상권 작가 두번째 수필집 〈뻐꾸기 소리로 아침을 열다〉

‘오늘은 행복한 날이었다. 왼쪽 발만 다쳤기 때문이다. 2층에서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부상을 당했다. 참으로 운이 좋은 하루였다. 만일 양쪽 다리나 팔목, 엉덩이, 허리, 머리를 다쳤을 수도 있고,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쳤을 수도 있는데, 한쪽 다리만 다쳤으니 이 어찌 행복한 일이 아닌가.’

 

수필가 김상권 작가(72)는 ‘행복일기’라는 작품에서 보편적이지만 마음먹기 어려운 행복론을 전한다.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행복과 불행은 자기 자신이 결정한다.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

 

종심(從心, 70세)을 넘긴 화자가 담담한 어조로 관조와 일상의 깨달음을 담은 2번째 수필집 <뻐꾸기 소리로 아침을 열다> 를 냈다.

 

김상권 작가는 이 책을 수필가라는 이름을 얻은 뒤 써 놓은 61편의 글로 채웠다. 수필의 세계에 입문한 지 7년. “이제 유치원을 졸업했다”는 그는 “서둘러 잠을 깨웠다”고 겸손함을 표했지만 “낱알같은 글에 햇볕을 쬐어 주고 싶은 욕심”으로 출간의 변을 밝혔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전하고, 생활 속에서 얻은 성찰적 메시지를 서술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모차를 끌고 가는 할머니를 두고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걸을며,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수수께기를 앞으로는 ‘저녁에는 여섯 발로 걷는’이라고 새로 내야 한다고 전한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지팡이가 유모차로 바뀐 풍경을 기술하면서도 독자에게 인식의 전환을 요청한다. 유모차는 ‘할머니의 자가용’으로 측은지심을 경계하라고 강조한다.

 

그는 ‘남의 힘을 빌리 않고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보다 유모차를 밀며 걷는 할머니가 더 건강할 지도 모른다’고 유모차 할머니를 당당한 여성으로 재인식케 하는 발상의 전환이 눈에 띈다.

 

김상권 작가는 김제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을 졸업었다. 한국산문 수필 공모에 당선된 뒤 대한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황조근정훈장을 수훈하고, 안골은빛수필문학회와 꽃밭정이수필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전 수필집으로 <다들 어디로 갔을까>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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