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2 00:11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ㅅ받침을 뺍시다

▲ 김용원 전 LX지적공사 지사장·수필가
필자가 J시청 공무원 시절 새마을 사업 초창기 때의 일이다. 세간의 불가사의로만 여겨왔던 토담이나 울타리를 뜯어내고 블록 담장을 쌓기 시작한 새마을 운동의 시작이 이대로 잘 진행 된다면 토담이나 울타리 등도 민속촌에나 가야만 보아질 것만 같아 아들을 낳으면 토담울이라고 이름을 지으려 마음 했었다.

 

그러나 원치도 안 했던 딸들이 출생하면서 작명에 고심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서울대학교에서는 해마다 고운이름 자랑하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큰딸 김지으나는 1975년도 여덟 번째 고운이름 자랑대회에서 소리상을 수상했고, 늦게 태어난 아들 김토담울은 1986년도 열일곱 번째 고운이름 자랑대회에서 한글상을 수상했다.

 

4남매 애들 들의 이름을 모두 석자로 한글 이름을 지었고, 김뫼가람인 손자도 잘 자라고 있으며, 며느리의 임신으로 곧 태어날 손자이름도 김새보람이나 김한아름으로 작명해 보았으나, 최종 결재(결정)는 아들과 며느리의 몫일 것이다.

 

얼마 전 신문을 통하여 2008년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르콜레지오는 한국어는 영어, 프랑스와 다르게‘아주 쉽게 배울 수 있는 독특한 언어다.’라고 격찬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이젠 글로벌 시대에 따른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는 잘 알려진 일이나 다문화 가족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도 아름답고 배우기 쉬운 우리의 말과 글이 점점 어려워지고 퇴색되어 가는 것이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세종대왕이 1443년에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얻어 발명한 우리나라의 글(훈민정음)이 이렇게 어렵게 사용되도록 만드신 것이 아니었을 텐데도 새롭게 변모해 가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해진다.

 

쉽게 배울 수 있다던 우리의 한글이 다문화 가족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우유값이나 우표값이 우윳값이나 우푯값으로 변했고, 기차길이면 알기 쉽고 편할 텐데 기찻길로 변해 버렸고, 잔치상이 잔칫상으로 변하는 것 등등이다.

 

어느 때 부터인가 무엇 때문에 명사 밑에 ㅅ받침을 해서 본래 어원을 흐리게 하고 있으며 외국인들도 잘 익혀가던 명사들이 모노레일을 타고 추락했다가 복원하지 못한 듯한 난맥상을 보는 듯 하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글이기에 그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가족들이 접하는 우유나 우표값이 우윳이나 우푯값이라고 할 때에 혼돈을 야기하며 세삼 한글의 어려움에 부딪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기히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한글개혁일 것이란 점도 능히 짐작은 간다. 그러나 ㅅ받침을 빼버리고 한글 본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명사의 의미가 손상되지 않게 재 개혁하여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등에서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의 한글개혁을 바란다. 세종대왕 본래 목적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