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도내 14만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재활의 의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표선수 양성, 장애청소년 교실, 생활체육 교실, 동호회 지원 등 10여개 시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도장애인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노경일 사무처장은 그동안 체육계를 포함한 각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장애인과의 차별없이 장애인의 체육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확대하려는 각종 정책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사무처장 업무를 맡은 이후 활동과 성과를 간략히 설명한다면.
“취임 이후 장애인 체육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최우선 현안으로 도내 시·군의 장애인체육회 지부설립이 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14개 시·군 중 익산, 남원, 정읍, 순창에만 지부가 있었는데 부임 이후 지난 4월 장수군에 장애인체육회 지부를 설립했습니다. 올해 안에 군산을 비롯해 부안과 무주에도 지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군산과 무주는 이미 조례안이 통과됐습니다. 나머지 시·군도 이른 시일내에 지부가 설립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밖에 그동안 장애체육인들의 경기력향상과 저변확대를 위하여 현재 19개 경기연맹에 양궁, 싸이클, 당구 연맹이 추가되는 성과도 이뤘습니다.
특히 전북도의 열악한 재정에도 장애인 체육복지 실현을 위해 20% 이상 예산을 증액했고 지난 제3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순위 1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달에만 장애인체육 관련 대형 체육행사가 3개나 되는 데.
“5월은 체육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먼저 오는 14일부터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전북장애인체육회는 8개 종목 70여명의 선수단이 비장애인과 함께 팀을 구성해 출전할 계획입니다.
이어 19일부터 제주도에서 도내 장애인 체육 꿈나무인 100여명의 장애학생과 임원들이 전국장애인소년체육대회에 출전해 그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27일부터 이틀간 도내 14개 시·군 3300명의 장애체육인들의 한마당 제전인 전라북도 장애인체육대회가 정읍시에서 열립니다. 이 대회는 체육행사와 문화행사를 겸해 열리는데 저희 장애인체육회에서는 시·군 선수단 모두가 경쟁을 통한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물론 참가 선수단의 안전사고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예정입니다.
아울러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역대 최대 규모의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됩니다. 전북에서는 24개 종목 35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합니다. 이 같은 대회에서 전북의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식 강화훈련과 현지 적응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도내 장애인 체육사업의 분야별 계획과 궁극적인 목표를 소개한다면.
“장애인 체육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장애체육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시·군지부 확대를 통한 지역 장애인들의 저변확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체육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각 종목별 단체의 경기력 향상과 조직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장애인 체육단체를 실질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전문체육 분야에서는 꿈나무 신인선수 발굴, 경기단체 평가체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 우수선수 관리, 훈련환경 개선, 예산지원 확대 등 엘리트 선수 육성과 경기력 향상 여건조성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생활체육 분야에서는 재가 장애인들이 적응기를 거쳐 동호회에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체육활동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각 시·군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찾아가는 솔루션(해결책) 운영 등을 통하여 신규 장애인 생활 체육인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습니다.
여기에다 장애인 체육인을 대상으로 실력 향상과 정신력 강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고도의 심리강화 집중훈련’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장애인체육은 먼저 ‘몸의 재활’을 통해 ‘정신의 재활’을 이끌어낸 뒤 최종적으로 ‘사회적 재활’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목표에 걸맞게 임기 동안 각종 정책 들을 실행할 생각입니다.”
-생활체육단체과 전문체육단체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데 장애인체육단체의 향후 위상은 어떻게 되나.
“지난 3월 27일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까지 두 단체를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장애인체육은 국민체육진흥법 제34조에 근거해 장애인 체육 진흥에 관한 사업과 활동을 하기 위한 별도 개별 기구로 운영되도록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통합 추진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애인체육회는 대한체육회나 생활체육회의 통합과는 별도로 독립된 기구와 위상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장애인체육회지부가 설립되지 못한 도내 일부 시·군체육회에서의 장애인체육 전담 지부 신설이 필수적으로 보이는데.
“맞습니다. 장애인체육 시·군지부와 관련해 이미 설립된 4개 시·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장애인체육 지부 설립이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일부 시·군에서는 자치단체장과 장애인 단체 대표가 지속적인 접촉과 협의로 지부설립을 논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군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장애인체육 지부 설립의 당위성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고 지역내 장애인 단체간 협조체계도 절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의 관심과 행정·재정적 지원 확대도 좀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국민체육진흥법에서 보듯 장애인체육회는 기본적으로 독립 운영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도내 기초자치단체 여건상 분리 운영이 어려운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작정 독립운영을 요구하는 일도 간단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장애인체육의 활성화와 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장애인체육회의 독립적 운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 [노경일 사무처장은] 선수들 목소리 노트에…타인 존중 가치관 돋보여
도내 장애인체육의 사령탑을 맡은 전북도장애인체육회 노경일(51) 사무처장의 신조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이는 태어나자마자 ‘하늘 위와 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고 외친 석가모니의 말씀이다. 얼핏 들으면 자신만이 가장 소중하고 잘났다는 독선의 표현으로 들리지만 노 처장은 이를 역설적으로 해석한다. 내가 그 무엇보다 존귀한만큼 타인의 존재 또한 나와 다를 바 없이 매우 귀중하다는 얘기다. 나와 내 주변, 이웃 모두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니 그 것을 인정하면 타인을 경시하고 해치는 풍조도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비장애인과 ‘다름’으로 규정지어지는 장애인들과 호흡하는 그의 가치관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군산 출신으로 전주영생고와 원광대를 졸업한 노 처장은 대한관광과 대우전자, 하이마트를 거쳐 여행사를 설립, 운영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또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각종 사회단체 활동에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편 전주시통합축구협회 상임이사와 전북OB축구연합회장을 맡는 등 체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송하진 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경계가 없는 그의 이력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느끼게 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노 처장은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은 단순한 신체운동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취감 높은 체육활동은 곧 건강한 삶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경제적 자립기반의 토대로 이어진다는 것. 이 같은 노 처장의 판단은 장애인의 체육활동이 장애인 분야의 사회적비용을 큰 폭으로 낮춘다는 각종 통계와 용역와도 맥을 같이 한다.
그는 매주 3회 이상 현장을 찾아 각종 애로사항과 건의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선수 생명이 일반인보다 짧은 장애인 선수들의 은퇴 이후 대책과 도내 각 시·군의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부족에 따른 문제점도 그의 노트에 기록된다.
특히 체육활동도 문제지만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에서 구조적인 출입구 문제로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여 수치심을 느끼는 장애인 화장실의 ‘자존권 침해’ 현장도 노 처장이 발견한 문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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