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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감] 임실 관촌면 신전리 '도화지'

'폐교'에 '문화예술' 덧씌우니…"아이들 신났어요"

▲ 전북 꿈다락토요문화학교‘동동동 아트팜’어린이들이 임실 도화지 텃밭에서 채소를 심고 있다.

지난 토요일 오전. 조용한 도화지(陶花地)에 버스한대가 들어온다. 30여명 아이들과 4명의 문화예술강사가 버스에서 차례로 내려 익숙하게 텃밭으로, 강아지 집으로, 화단으로, 교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매주 토요일, 도화지에서 4시간 가량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들은 전북 꿈다락토요문화학교 ‘동동동 아트팜’ 참여자와 강사들이다. 이들은 도화지를 제 집 마당처럼 누비고 다닌다. ‘동동동 아트팜’은 도화지에서 텃밭을 매개로 공동체 문화 형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으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폐교에서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거듭나기까지= 임실군 관촌면 신전리에 위치한 ‘도자기 꽃이 피는 땅’, 도화지(陶花地)는 지난 2002년에 세라믹 아트 센터(Ceramics Art Center)인 원장 이병로 씨가 폐교(구, 상월초등학교)를 도예작업공간 활용하며 출발했다. 이병로 원장은 이후 오늘까지 도화지에서 도예작품제작활동 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과 연수를 비롯한 체험활동 등 교육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도화지 전통가마축제’의 경우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열렸다. 전통도예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사업을 통해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민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도예 및 공예 관련 작품 전시, 문화예술체험, 공연, 작가 워크숍 등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의 축제였다.

 

전통 도예문화의 보급과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전국 임실 도화지 도예실기대회’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매해 열렸다. 예술가로서의 소양과 인성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창작예술 활동의 범위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도예문화의 우수성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자 했다.

 

그 외에도, 각종 교육공무원 연수, 가족단위 캠프, 임실 드림스타트 사업들에 참여했다. 2013년부터는 꿈다락토요문화학교가 운영하는 단체에 교실과 텃밭을 내어줘 도예외에도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이 실행될 수 있는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 거점공간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병로 원장은 “매주 도화지에 찾아와 생기를 불어넣어 감사하고, 텃밭을 활용한 문화예술교육현장을 함께 보면서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장르를 뛰어 넘어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세라믹 아트 센터를 아트 플레이 스쿨(Art Play School)로 발돋움하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는 포부를 밝혔다.

 

△개구리, 도롱뇽, 지렁이와 친구가 되는 곳= 도화지에서 3년째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문화예술 강사들은 도화지라는 물리적 공간이 주는 힘에 대해 입을 모았다.

▲ ‘동동동 아트팜’아이들이 임실 도화지 운동장에서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동동 아트팜’주강사 여미순 씨는 “도시를 떠나 도화지에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편안함과 함께 개구리, 도롱뇽, 지렁이 등을 자주 만날 수 있고, 연잎을 따서 접시로 사용할 수 있는 자연환경은 왕복 2시간의 이동시간을 기꺼이 감수하게 한다”며 “지난 3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이 이곳에만 들어오면 다툼도 없고, 스마트폰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신나게 이 공간을 즐긴다”고 말했다.

 

김숙현 예술강사도 “도화지는 자연 속에 위치해 계절과 환경의 변화를 느끼고, 곳곳에 놓여 진 도예작품과 전통 가마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장소다”고 보탰다.

 

심경미 예술강사는 “자연친화적인 곳으로 감성적 교육이 가능한 곳이며, 오래된 시골학교의 모습이지만 아이들이 날마다 생활하는 학교와 유사한 공간이라 친숙함이 있어 문화예술교육을 하기에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자 최지훈(전주 용와초4)의 어머니는 “우리 지훈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여기 벤치에 누워 하늘만 바라보고, 상쾌한 공기만 들이쉬고 와도 충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진국 모델 예술교육 공간 마련= 아트플레이(ArtPlay)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동예술센터인 더 아크(The ark)로부터 영감을 얻어 설립된 오스트레일리아의 아동을 위한 독창적인 예술교육공간이다. 아동예술 및 놀이를 위한 공간이며 아동 친화적 도시인 멜버른의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학교 밖 프로젝트이다.

▲ 교실에서 발표회를 갖고 있는 아이들.

아트플레이는 언제든지 변형이 가능하여 대상과 프로그램에 따라 공간을 맞춤 설계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집중과 즉각적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내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전통문화예술교육에 다소 치우친 듯한 도내 문화예술교육의 현실 속에서 도민이 현실감각에 맞고 각자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병로 원장은 “도화지가 도예공간의 틀을 벗어나 호주 멜버른의 아트플레이 같은 공간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 마지송 전북통합문화예술교육연구회 비빔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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