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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로 그려낸 전북 산·들·강…사람

전북문학관 〈전북문화유산시집〉발간 / 시인 214명 '전북' 모습 담은 1451편

 

‘문수사(文殊寺)’ 가는 길에 산불이 나서/ 하늘도 활활 삼키는/ 산불이 나서/ 나무는/ 나무는 눈감고 다비(茶毘)에 들고/ 산새들은/ 산짐승들은/ 알록달록 불 먹어 떼울음 울며/ 날아가는지 기어가는지/ 천리 밖으로 몸을 사려도/ 눈 하나 꿈쩍 않는 스님들의/ 저 허심한 불구경.’(김남곤시인 ’불구경-문수사 단풍은커녕)

 

전북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지닌 깊고 넓은 아름다움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언어로 기록됐다. 시대와 사람, 철학과 문화가 어우러져 쏟아내는 이야기를 몇 번씩 되새김해서다. 전북문학관(관장 이운룡)이 문학작품으로 전북의 문화유산을 조망하는 문집을 엮었다. <전북문화유산시집-천년 사랑의 빛 얼씨구> (전북문학관).

 

이 시집은 전북의 자연유산과 유·무형문화유산을 망라한다. 전북에서 나고 자랐거나, 삶터를 꾸린 시인 214명이 일상에서 보대끼며 느끼거나 그리워 한 전북의 모습을 1451편의 시로 기록한 것을 묶었다. 이운룡 관장은 “문학작품을 통해 지역의 문화유산의 진정한 가치와 작품을 보내온 아름다움을 되새기고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시집을 묶었다”며 “기존에 발표됐던 시도 있고, 이번 시집을 위해 새로 쓰여진 작품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시의 제재는 전주와 고창 부안 정읍 무주 순창 등 도내 14개 시군을 대표하는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그리고 역사인물 등이다. 유명 예술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선운사와 지리산, 내변산 등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전북의 대표 자연유산을 읊은 시가 단연 많다. 또한 유명 사찰과 생활풍습, 역사적인 사건 등도 시제가 됐다. 새만금과 한옥마을, 용담호, 임피역 등 근래 10여년 사이 달라진 전북의 모습들도 담겨있고, 살뜰한 우리동네 풍경도 담겼다.

 

작품을 내어준 시인들은 세대를 아우른다. 이기반 김남곤 문효치 서재균 윤이현 이소애 이향아 진동규 송희 양병호 김영 박남준 시인 등 전북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이들이다. 특히 원로시인인 이기반시인이 전북의 유산을 제재로 한 시가 40여편으로 가장 많고, 전주시장을 지낸 송하진 도지사는 ‘전주’를 소재로 한 시를 12편 내놓았다.

 

이 관장은 “아무래도 고향의 산천이나 역사와 문화가 시작(詩作)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것 같다”며 “예상보다 작품이 많아 시집을 2권으로 엮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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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정 eun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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