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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땜질식 처방으로는 안된다

2016년도 새해 예산이 법정시한을 넘겨 지난 3일 새벽 통과됐다. 그런데 국가 예산이 쟁점법안과 연계돼, 법안도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했고 예산안도 졸속 처리됐다. 특히 내년 누리과정 필요 예산은 2조 1000억 원인데 3000억 원만 편성됐다. 그 금액도 올해 예산인 5046억 원 보다 크게 줄었다. 이마저도 적법한 누리과정 예산이 아니고 목적예비비에서 우회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근본적인 문제인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부담하느냐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미봉책에 그쳤다.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후보시절 내세운 공약으로 국책사업이다. 그런데 지방교육청의 세입 보전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지방교육재정으로 떠넘기고 있으니 무책임한 노릇이다. 지방교육재정이 열악한 시도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자체적으로 편성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방적으로 떠맡은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지방채 발행이 급증해 재정위기 지방자치단체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우회지원 방식의 예산편성은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한 갈등과 혼선을 또다시 반복하게 만드는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다가올 보육대란의 책임은 정부와 국회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하고, 우회지원 결정을 수용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 교육환경 개선에 예비비 3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지방 교육청들이 더 이상 의무지출 경비인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거부하지 말고 내년 소요 전액을 편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사이의 인식의 차이가 크니 보육대란이 또 다시 재현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구절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10년간 이로 인한 경제성장이 매년 0.6%포인트씩 감소하고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 이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구조로 인한 경제성장 저하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출산을 장려해야 하고, 출산장려정책은 육아보육정책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육아와 보육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국가가 더 부담해서 사적비용을 줄여주어야 한다.

 

지금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두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여당과 야당 간의 힘겨루기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무상보육 예산은 정치적 타협 대상도 아니요, 정략적으로 결정해서도 안 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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