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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배우' 연기 열정 빛나는 시민들

극단 명태, 매주 2차례 무료 강습 / 예비대학생·중년 여성 등 30여명 이달말 합동 연극·뮤지컬 계획

▲ 극단 명태의 연기워크숍에 참여한 시민들이 신체를 이용해 극의 이미지와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온전히 인식해야 비로소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연기는 이야기를 단지 외우고 말하는 게 아니니까요.”

 

오후 7시. 바쁜 하루 일과를 마친 시민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전주시 고사동의 한 지하 소극장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극단 명태가 지난달 3일부터 운영 중인 연기워크숍 ‘나도 배우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극단 명태와 이들이 상주하는 아하 아트홀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매주 2차례, 시민들에게 무료로 연기와 뮤지컬 강습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 배우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지난 화요일 찾은 연습실은 연기를 향한 열정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마다 연령대도, 직업도 달랐지만 워크숍에 참여한 30여명의 시민들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하는 게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예비대학생 박현정(20·여·전주시)씨는 “본래 뮤지컬과 연극을 좋아해 학원을 다니며 직접 배웠던 적도 있지만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며 “이번 워크숍도 부모님 몰래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시즌 오브 러브’ 등 일곱 개의 곡을 연습하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얻게 돼 무척 즐겁다”고 덧붙였다.

 

길희자(45·여·진안군) 씨는 “친구를 따라 잠시 연극 연습을 했던 대학생 시절 이후 20여년 만에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을 맞은 건 극단 명태의 단원 박태홍 씨(23). 그는 전북대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명태의 연출을 맡고 있는 최경성 씨와의 인연으로 극단에 들어오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도 아직은 시민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새내기다.

 

명태 창단 20주년 기념뮤지컬에 비중 있게 출연한 양상아 단원이 ‘극의 흐름과 핵심 파악’을 주제로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하자 박태홍 단원은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짧게 요약하는 식으로 첫 과목이 진행됐다. 또 군대, 출산 등 각자의 경험담이 흘러나올 때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상대방의 신체를 이용해 이미지를 표현하는 ‘인간조각’, 한 장의 그림을 가지고 기승전결이 있는 완성된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명화 즉흥극’ 등 뒤이은 연기 수업 내내 밝은 분위기가 유지됐다.

 

이처럼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시민들은 이달 말 연극 ‘채플린, 지팡이를 잃어버리다’와 뮤지컬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의 경우 대본 작업과 배역 분담이 끝난 상태로 두 달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시민들은 점차 ‘배우’로 거듭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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